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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 스타가 부른 동요 베스트 : MBC 창작동요제 25주년 기념음반

Review 저장고/가요

by mikstipe 2007. 5. 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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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평생 동요 앨범을 리뷰 해보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나, 오늘 아침 이 앨범 수록곡들을 듣고 난 후, 뭔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어서 결국 모니터 앞에 앉고 말았다. MBC창작 동요제의 25주년을 기념하는 음반의 성격을 갖고 만들어진 음반이지만, 첫 번째 CD에 담긴 10곡의 트랙들(모두 MBC창작가요제를 통해 입상한 곡들 중 아이들에게 애청되는 곡들이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 동요 반주를 생각하면 큰 코 다치는 다채로운 편곡이 듣는 이의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이는 황성제를 비롯한 앨범의 프로듀서 라인업들이 김현철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동요를 키즈팝(Kids Pop)적 시선으로 보고 작업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 동안에 이런 시도가 94년도에 나온 여행스케치의 동요 앨범(구할 수 있다면 이 앨범은 가요 팬이라면 필청바란다. 정말 최고다!!) 이후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나온 멋진 결과물들이다. 수록곡들의 리스팅은 다음과 같다.

# 박정현 - 노을: 창작동요제의 첫 번째 우승곡이었던 동요라기 보다 팝 발라드에 가까운 곡전개를 가진 이 노래를 그녀는 예측가능한 그녀의 스타일로 부르고 있다. 그래서 좀 뻔한 감도 있지만, 그녀가 아니라면 머라이어 캐리 이외엔 이런 느낌으로 부를 사람은 드물 것이다.

# 박정아 - 종이접기: 자신의 음반부터 온라인 게임 테마송, 투니버스 만화영화 '내일의 죠' 주제곡에 이어 이 음반에 참여하는 것까지 그녀는 10대초반부터 20대초반까지 팬층을 공략하는 법에 대해선 (기획사측의 힘이겠으나) 잘 아는 듯하다. 이 앨범 수록곡 중에서 편곡 면에서는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트랙. 그녀도 힘 빼고 자연스럽게 불러주고 있다.  


# As One - 네잎 클로버: 애즈 원의 소녀적 보이스의 매력이 잘 어울리는 또 하나의 분야가 동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곡을 들으며 해 보게 되었다. 경쾌한 팝 댄스 트랙으로 변신한 이 곡에서도 그녀들은 가사의 전달보다는 자신들의 보이스의 개성을 놓치지 않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쓴 듯하다.


# Sweet Sorrow - 아기염소: 밝은 동요들이 기존 동요 앨범 속에서 (싸구려 반주에) 행진곡 풍으로 가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불만이 좀 있지만, 이 곡에선 스케일 큰 팝 로큰롤 넘버로 탈바꿈해서 반주가 매우 만족스럽다. 스윗 소로우의 네 친구들은 자신들의 주특기인 깨끗한 화음과 솔로 보컬과의 조화를 나름대로 잘 활용하고 있다.


# 바비킴 - 섬마을: 전제덕의 하모니카 인트로를 시작으로 고전 가스펠 소울 스타일의 편곡으로 동요의 색채를 거의 지워버려 그냥 바비킴의 싱글이라 해도 충분할 곡이다. 뭐 그의 보컬이야 두 말할 필요 없지 않겠는가!


이 밖에 익스(Ex)이상미가 부른 <새싹들이다>, 손호영이 부른 <아빠 힘내세요> 등 다양한 편곡과 가수의 개성이 결합된 스타일의 어른도 촌스럽게 안 느낄 팝 동요들이 담겨있으며,  뒤 이어 10곡의 MR도 보너스로 실려있다. (두 번째 CD는 올해 창작동요제 본선 진출곡 9곡과  해당곡의 MR이 담겨있다.)

   사실 해외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겨부르는 동요들을 기존 뮤지션들이 참여해 음반을 발표하는 경우가 매우 흔한 것에 비해 우리는 그에 매우 인색하다. 어린이들에게 자신들에게 친숙한 노래들을 다양한 장르의 관점에서의 재해석을 들려주는 것은 그들에게 음악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교육적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이런 음반화 시도가 다른 뮤지션들 손에서도 계속 이루어 지기를 기대한다. 언젠간 한국판 [School House Rock](록 밴드들이 교육용 동요를 부른 컴필레이션 음반의 제목)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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