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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Foster - You're The Inspiration: The Music Of David Foster And Friends (CD+DVD)

80팝/80년대 팝앨범리뷰

by mikstipe 2009. 2. 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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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워너뮤직에서 발매한 해당 음반의 라이선스 해설지의 내용입니다.

30년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작곡자 &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의 음악 여정을 기념하는 음악 동료들과의 특별 공연 실황,
「You're The Inspiration: The Music Of David Foster And Friends」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의 이름은 팝 음악을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Singer)나 연주자(Performer) 중심으로 듣는 어떤 이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꾸준히 팝 음악에 관심을 가져왔던 매니아들부터 가수가 노래 한 곡을 부를 때, 앨범 한 장을 발표할 때 그 뒤에서 작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에게 그는 이미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물론 팝 음악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싱어-송라이터의 경우를 제외하고) 시대별로 꾸준히 ‘스타’급 작곡가들과 프로듀서들이 탄생했었다. 사실 ‘소리의 벽(Wall of Sound)’이라는 독특한 프로듀싱 기법과 작곡 능력으로 6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필 스펙터(Phil Spector)를 시작으로 재즈 뮤지션에서 출발하여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명반「Thriller」를 통해 프로듀서로서도 정상에 올라 선 퀸시 존스(Quincy Jones) 같은 경우, 그리고 2000년대로 넘어와 팀바랜드(Timbaland)를 위시한 힙합계의 대표적 프로듀서들까지 데이빗 포스터와 그 스타덤의 크기로 비교할 수 있는 경우는 많이 있다. 

  하지만, 데이빗 포스터가 가진 작곡자-프로듀서로서의 위력은 앞서 언급한 유명 프로듀서들과는 분명 한 차원 다르다. 그는 팝, 록, R&B, 퓨전, 크로스오버에 이르기까지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해당 아티스트와 함께 멋진 작품들을 지난 30여 년간 쏟아냈다. 그리고 그의 손을 거친 음악들은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장르의 벽을 넘어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컨템포러리 팝의 고전으로 기억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시카고(Chicago)의 대표적인 히트곡이었던 <Hard To Say I'm Sorry><You're The Inspiration>과 같은 트랙들을 생각해보자. 오케스트레이션의 장중함, 피아노의 서정적 매력을 대중적 팝송에 그처럼 자연스럽게, 멋지게 접목해 낸 뮤지션이 과연 누가 있을까? 

  그래서 그의 지원으로 인해 여러 아티스트들은 하루아침에 세계적 스타덤을 얻었다. 시카고에서 솔로로 독립하는 데 있어 피터 세테라(Peter Cetera)의 성공적 안착도, 아직 본국의 인기에 머물고 있었던 셀린 디옹(Celine Dion)을 미국 시장으로 처음 견인했던 것도, 아일랜드의 그룹 코어스(The Corrs)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힘을 제공한 것도, 그 외에 수많은 신인 뮤지션들의 등단에 기여했던 일들도 바로 그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그 역시 1980년대에는 프로듀서로서의 명성 이외에도 당당히 솔로 연주곡으로도 빌보드 팝 싱글 차트에 오를 정도로 스타덤을 얻었다. 그리고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에도 여전히 후배 프로듀서들과 다수의 아티스트들의 존경을 받을 정도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앞서 얘기한 대로 그를 프로듀서계의 ‘전설’로 부르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음악 팬들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뮤지션, 송라이터, 프로듀서로서 데이빗 포스터가 걸어온 36년간의 음악 여정

  1949년 캐나다 빅토리아(Victoria) 출신인 데이빗 포스터는 록과 소울 음악이 적절히 혼합된 사운드를 구사했던 밴드인 스카이락(Skylark)의 일원으로서 대중음악 씬에 처음 데뷔했다. 밴드의 데뷔작「Skylark」(1972)에 담긴 싱글 <Wildflower>는 본국을 건너 미국 시장에서도 Top 10에 오르는 히트를 거두었으나, 이어진 2집의 실패로 인해 밴드는 해체되었다. 이후 그는 애티튜즈(Attitudes)를 결성해서 2장의 앨범을 1976년, 77년에 발표했었고, 1980년에는 토토(Toto)의 멤버들이 세션으로 참여한 3인조 록 밴드 에어플레이(Airplay)를 결성하기도 했었지만, 자신의 밴드로서의 상업적 성과는 초라했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의 과정, 그리고 70년대 후반 여러 유명 아티스트들의 앨범들에 건반 세션이나 작곡자로서 참여했던 경험들을 통해 그는 프로듀서이자 음반 제작자로 갖춰야 할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재능이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큰 성과를 남기는 계기를 맞게 되는데, 그 싱글이 70년대를 대표한 펑키 소울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히트곡 <After The Love Has Gone>이었다. 사실 이 곡은 밴드의 원래 음악적 색깔에 비한다면 매우 부드러운 팝 발라드 성향이었지만, 흑인 음악의 감성 위에 백인 팝의 멜로디 라인을 적절히 결합시킨 이 시도는 그에게 첫 번째 그래미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이후 그의 진가를 인정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에게 작곡과 음반 제작을 요청해왔고, 그는 뮤지컬 ‘드림 걸즈(Dreamgirls)'(2006년 말 개봉된 영화의 원전에 해당하는 뮤지컬 버전)의 프로듀싱 작업을 통해 다시 그래미 뮤지컬 사운드트랙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시카고의 16집과 17집 앨범에서 밴드의 음악적 진화에 중요한 기여를 했으며, 1983년 말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걸작「Can't Slow Down」에서도 아티스트가 희망했던 백인 팝 발라드와의 크로스오버를 멋지게 수행해냈다. 그리고 1985년에 들어 마침내 그는 자신이 총 지휘한 또 하나의 걸작 사운드트랙인 영화 ‘세인트 엘모의 열정(St. Elmo's Fire)'를 작업했는데, 여기에서 자신이 직접 연주한 <Love Theme from 'St. Elmo's Fire'>가 연주곡으로서는 드물게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5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성공도 처음 일궈냈다. (물론 이 영화의 타이틀 트랙이었던 존 파(John Parr)<St. Elmo's Fire (Man In Motion)>도 그의 작품이었다.)

  이 OST의 성공에 자극 받은 데이빗은 8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영화 OST에 간간히 참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로 아틀랜틱(Atlantic) 레이블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은 솔로 프로젝트 앨범들을 90년대 초반까지 4장을 연이어 내놓았다. 86년에 발표했던 셀프 타이틀 앨범「David Foster」에서는 그가 직접 보컬을 맡아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John)과의 듀엣을 시도한 <The Best of Me>가 히트했었고, 88년에 발표했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앨범「The Symphony Session」에서는 캘거리 동계올림픽의 테마곡으로 사용된 <Winter Games>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River of Love」(1990), 자신의 히트곡들을 솔로 피아노 형식으로 연주한 앨범인「Rechordings」(1991)도 좋은 인스트루멘탈 팝 앨범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제 1차 걸프 전쟁에 참전한 미군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된 올스타 자선 싱글 <Voices That Care>로 다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확인한 그는 솔로 프로젝트보다는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서의 임무에 집중하게 된다. 앞서 얘기한 셀린 디옹의 영어권 앨범 제작에서 눈부신 성과 (그녀의 대히트 싱글들 - <When I Fall in Love>, <Power of Love>, 그리고 <Because You Loved Me> 등 - 의 성공에는 그의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이 지대했다)를 이뤘고, 그 외에도 나탈리 콜(Natalie Cole)이 아버지 냇 킹 콜(Nat King Cole)과의 듀엣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던 추모앨범 「Unforgettable」의 기획 프로듀서로서, 신인 그룹에 불과했던 All-4-One<I Swear>로 스타덤에 오르게 만들어 주는 데에도 그의 공헌은 컸다. 이 밖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ara Streisand)의 뮤지컬 앨범 2장 - 「The Broadway Album」,「Back to Broadway」- 을 통해 그녀를 훌륭하게 재기시켜주었던 사례, 그리고 코어스, 라라 파비언(Lala Fabian) 등의 (당시로서는) 신인 발굴과 조시 그로반(Josh Groban)이나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와 같은 크로스오버 팝 아티스트들에 이르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주류 무대에서 사랑받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역으로 지난 20여 년간 데이빗 포스터가 프로듀서를 맡았다는 소식만으로도 그 음반의 품질을 대중이 기대하고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자신만의 명성을 확보해 온 것이다.

그의 36년간의 베스트를 그의 음악 친우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집대성한 공연,
「You're The Inspiration: The Music Of David Foster And Friends 」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신보는 지난 2008년 라스베가스 만다레이 베이(Mandalay Bay)에서 ‘데이빗 포스터와 친구들(David Foster & Friends)’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세월 그와 함께 했던 팝 계의 다양한 음악 동료들과 함께 진행된 기념 공연 실황을 수록한 DVD 앨범이다. (음반 패키지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 음원 12곡이 수록된 CD도 함께 담겨있다.) 사실 앞에서 그의 대표적 음악 커리어를 설명하면서도 지면 관계로 그의 여러 대표작들의 설명이 누락되었지만, 이 앨범은 그 부족함을 다 커버할 정도로 그의 커리어의 대표적 히트곡들은 모두 라이브 버전으로 담겨있다. 물론 오리지널 버전을 부른 아티스트들이 다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와 동시대에 활동하던 뮤지션들부터 최근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을 통해 새롭게 주

목받기 시작한 신인들까지 이 위대한 작곡자-프로듀서의 기념 공연을 위해 귀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친우이자 미국의 대표적 테니스 스타였던 안드레 아가시(Andre Agassi)가 그를 소개하면서 2부로 짜여진 이 공연의 무대는 시작된다. 그의 솔로 작품으로는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연주곡 <Love Theme from St. Elmo's Fire>는 그의 피아노 연주와 케니 지(Kenny G)의 색소폰 피쳐링을 통해 원작에 색다른 분위기를 더했고, 케니의 제안으로 (공연장인 라스베가스 분위기에 맞는 무희들의 등장과 함께) 데이빗은 오랜만의 자신의 목소리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스윙 버전으로 불러준다. 뒤이어 데이빗의 소개로 등장하는 아티스트는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7에서 (비록 7주 만에 탈락했지만) 화제를 모았고 현재 데뷔 앨범을 준비중인 마이클 존스(Michael Johns). 그는 데이빗과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 토토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가 공동작곡했던 록 밴드 튜브스(The Tubes)의 83년도 히트곡 <She's A Beauty>와 존 파의 <St. Elmo's Fire>를 메들리로 들려준다.
 
  이어서 1부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Knight)의 무대가 이어지는데, 그는 국내 성인 팝 팬들에게 오랫동안 인기곡으로 자리잡은 앨 저루(Al Jarreau)의 히트곡 <Mornin'>과 그의 작곡자로서의 출세작 <After The Love Has Gone>를 이어서 들려준다. 그의 아
름다운 보컬로 들려주는 이 곡들은 오리지널 버전들에 비견해도 그리 부족함이 없는 완벽함을 선사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영상 축하 인사가 끝나면, 그녀가 소화했었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대표곡 <Somewhere>(역시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5의 2위 수상자로 2007년 첫 앨범을 냈었던) 캐서린 맥피(Katherine McPhee)가 아름답게 불러주는데, 큰 기교가 없는 정갈함이 오히려 곡을 빛내주고 있다.

 

Brian McKnight - Mornin' / After The Love Has Gone
(From [David Foster & Friends Live 실황 중에서])

  비록 국내 음악 팬들에게는 원곡이 아니라 국내외 힙합 그룹들의 샘플링으로 그 반주만 많이 익숙한 세릴 린(Cheryl Lynn)의 78년도 히트곡 <Got to Be Real>은 실로 오랜만에 그녀가 직접 무대 위에 나와 원곡의 우수성을 재확인하게 해준다. (이 곡은 데이빗과 세릴, 그리고 토토의 키보디스트 데이빗 페이치(David Paich)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데이빗 포스터 커리어 전체의 데뷔작이자 지금도 전 세계 팬들이 애청하는 발라드 <Wildflower>는 컨트리 스타 블레이크 쉘튼(Blake Shelton)에 의해 스트링 세션이 가미된 컨트리 발라드로 변신하게 된다. 한편, 영화 어번 카우보이(Urban Cowboy)의 실연의 테마 <Look What You've Done to Me>를 그와 공동작곡하고 직접 노래했던 보즈 스캑스(Boz Scaggs)의 무대를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것도 올드 팝 매니아들에겐 즐거운 순간이 될 것이다. 게다가 역시 두 사람의 공작인 보즈의 히트곡 <Jojo>도 듣게 되니 금상첨화다.

  1부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데이빗과 80년대를 함께하면서 최고의 스타덤에 올랐던 피터 세테라의 무대다. 비록 과거 앨범 속에서의 그 환상적 보이스를 기대하기엔 세월의 한계가 보이지만, 그의 대표곡 <Hard to Say I'm Sorry>, <You're the Inspiration>, <Glory of Love>를 한꺼번에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어디 흔한 일이던가. 역시 두 사람이 환상의 작곡 콤비였음이 여실히 증명되는 무대라 생각한다. 그리고 전반부의 대미는 천상의 보이스를 지닌 크로스오버 남성 보컬의 대명사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장식해주는데, 3곡을 연창하면서 마지막에 캐서린 맥피가 셀린 디옹의 역할을 대신하여 듀엣으로 불러주는 <The Prayer>(원래 애니메이션 ‘Quest for Camelot’ 의 삽입곡으로 남-녀 버전이 따로 녹음되었다가 후에 듀엣 버전이 공개되었다. 이 곡도 데이빗이 작곡과 프로듀서에 참여했다.)에서 절정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Peter Cetera -
Hard to Say I'm Sorry / You're the Inspiration /

* If You Leave Me Now / Glory of Love 
(* 는 DVD 편집시 누락되었음)

(From [David Foster & Friends Live 실황 중에서])


  2부는 데이빗에 의해 주류 무대에 처음 소개된 피아니스트 윌리엄 조셉(William Joseph)의 연주로 시작해, 미리 다른 공연 무대를 통해 녹화된 그와 셀린 디옹의 <Because You Loved Me>의 협연으로 이어진다. 영상 속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 그녀는 그에 대한 찬사와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셀린은 여기서 이 노래를 그를 위한 헌정곡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2부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90년대 이후 흑인 음악계 최고의 작곡자로 전성기를 누렸던 베이비페이스(Kenny "Babyface" Edmonds)와 그의 형제 케본 에드먼즈(Kevon Edmonds)의 무대다. 두 사람은 데이빗의 작품인 올 포 원<I Swear>를 불러주고 있는데, 원래 컨트리 가수 존 마이클 몽고메리(John Michael Montgomery)가 불렀던 컨트리 발라드를 완벽한 팝/R&B 발라드로 변신시켰던 데이빗의 재능이 빛났던 이 곡의 매력을 이 라이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그와의 작업을 통해 2000년대 트래디셔널 팝의 계승자로 세계적 인기를 얻게 된 마이클 부블레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지는데, 특히 그의 히트곡 <Home>을 역시 이 노래를 컨트리 버전으로 불렀던 블레이크 쉘튼과 한 무대에서 듀엣으로 부르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부블레와의 인연은 데이빗의 딸이자 역시 작곡자인 에이미(Amy Foster)가 마이클과의 공동작업을 하면서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한편, 영화 ‘보디가드(The Bodyguard)’의 OST작업을 통해 그의 동지가 된 케빈 코스트너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진 뒤에 등장해 휘트니 휴스턴<I Have Nothing/I Will Always Love You>를 불러주는 16살의 앳띤 필리핀 소녀가 시선을 끄는데, 그녀가 바로 필리핀 버전의 아메리칸 아이돌에 해당하는 ‘Little Big Star’에서 화제를 모았던 여성 보컬 샤리스(Charice Pempengco)다. 이 무대에서 그녀는 거의 완벽하게 휘트니의 곡을 소화해 내는데, 이미 미국의 여러 TV쇼에서 화제를 모았기에 앞으로 미국에서의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2부의 마지막 출연자이자, 이 공연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제공하는 아티스트는 최근 베스트 앨범을 발표한 월드 클래스 크로스오버 팝 스타 조시 그로반(Josh Groban)이다. 그가 이 무대에서 브라이언 맥나이트와 함께 부르는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명곡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자신의 최고의 히트곡 <You Raised Me Up>은 그 제목 그대로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아니, 이 자리에 참여한 모든 뮤지션들이 데이빗 포스터에게 보내는 감사의 송가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2시간 남짓한 이 공연 실황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다시금 데이빗 포스터라는 뮤지션이 70년대 이후 현재까지 팝 뮤직의 역사에서 끼친 영향력이 어떠했던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여러분이 그를 훌륭한 아티스트로서 애초에 여겨왔던, 아니면 이 앨범 속에서 들려지는 그의 대표곡 중 일부만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해도 이 아름다운 헌정과 교감의 무대를 편안하게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실황을 다 감상하고 난 후에 당신은 마음속에 데이빗 포스터를 송라이터-프로듀서 이상의 존재로 깊게 각인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어렵지 않고, 편안하지만 그 속에 대중음악이 담아야 할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가를 뽑아낼 수 있는 그의 역량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2009. 1 글/ 김성환 (Pop Music 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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