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6월 16일자 빌보드지의 전면광고 장식건에 대해 말들이 많다. 논란의 핵심은 과연 그가 돈 주고 실은 광고로라도 '진정으로 빌보드 표지에 오른것인가'하는 점이다. 킬러님의 블로그에 나온 글에 따르면, 그리고 필자도 빌보드 사이트에 가서 확인해 본 바에 따르면 분명 메인 표지는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이 맞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광고는 어디에 나온 것이란 말인가? 집에 빌보드지를 몇 권 갖고 있는 나로서는 저 빌보드 트레이드마크는 표지가 아니면 그렇게 크게 나오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자꾸 싱빙성에 의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물론 오른쪽 광고는 충분히 빌보드지에 실릴 수 있다. 왜냐면, 그 이전에도 박진영은 빌보드지의 광고면을 장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필자가 보스턴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시절에 현지에서 구매한
1996년 5월 18일자 빌보드지의 한 페이지다. 당시 박진영은
EMI 코리아를 통해 영어 앨범을 발매했었고, 이 광고는 그 주의 특집 기사가
'Asian Pacific Quarterly'(아시아 태평양 분기 특집)이었기 때문에 다른 수 많은 아시아 레이블 광고와 함께 개재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상당히 재미 있는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 일요일 오후에
KBS에서는 수요기획
'박진영의 뉴욕 스토리'를 재방송 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는 그의 미국에서의 생활, 주류 흑인 음악 시장에 진출하려고 그가 투자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봐 줄 부분들이 많았다. 그가 자신이 데려간 가수들(
임정희, 민)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 같은 부분에선 '내가 저 자리에 있더라도 저럴 것이다.'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을 쓰기 직전에 KBS 홈페이지에 가서 다시보기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이 방송은
4월 13일 방송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케이블 TV재방송도 아닌데 본방이 5주도 지난 프로그램의 재방송분이 이 광고 개재 뉴스가 언론에 터지던 그 날 저녁 이전에 재방된 것일까? (설마 KBS.... JYP한테 돈 드신건 아니죠?)
수요기획 [박진영 뉴욕 스토리] (4월 13일 본방송)
개인적인 분석으로는 박진영이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마인드를 구체화한 것은 2003년 박지윤의 [할 수 있어?] 사건 이후로 추정된다. 박지윤과 박진영은 싱글 <성인식>으로 대박을 치긴 했으나, 3번째 작업이었던 그녀의 6집의 이 곡에서 노골적으로 비욘세(Beyonce)의 [Work It Out](첫 공식 솔로 싱글이자 영화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의 주제곡이었다.)의 리듬과 곡 전개를 배꼈다는 의혹을 받았고, 당시 평론가들과 네티즌들에겐 거의 '몰매를 맞았던' 전력을 갖고 있다. 그도 국내 안에서 자꾸 자신의 기획사의 제품들에게 곡 주는 것에 쫒기다보면 이런 구설수에 자꾸 휘말리게 될 것이 싫었던 것인지, 조용히 미국으로 건너가서 그간 자신이 가진 꿈을 실현해 보는데 시간을 투자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그의 음악적, 송라이터로서, 프로듀서로서의 이상 실현도 있었지만, 자신의 이미지 쇄신의 차원도 같이 노린 미국 이주였던 것이다. (실제로 2002년 이후 부터는 JYP의 음반들 가운데 그의 작곡 비중은 현저히 줄었다. 태반이 다 그의 수제자 방시혁 작곡이었으니까...)
물론 지금까지의 미국 경험 속에서 그가 조금씩 조금씩 주류 쇼 비즈니스의 세계, 현재 미국 주류 R&B세계에 침투하려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 필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 자신도 미국이란 넓은 땅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고 초라한 존재였는지에 대해서는 깨닳았을 테니까... 하지만,
그가 국내 언론을 장식할 때마다 계속 논란을 빚는 이유는 다름아닌 JYP 엔터테이먼트측의 '사장 홍보' 방식의 문제점이다. (물론 그가 그 모든 서열에 위에 있으니, 그의 의도일 수도 있다.) 마치 외국 신문의 기사를 잘못 번역한 것처럼 그간의 성과들을 자꾸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홍보 문건을 만들어대니, 결국 언론사도 낚이고, 네티즌도 낚이는 것 아닌가?
물론 자금을 대려면, 자신들의 회사 주식값이 올라야하고, 그래야 회사에 들어오는 투자도 활성화 된다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경제 공부만 했어도 알만한 공식이다. 결국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데 지금 돈 엄청 쏟아붓고 있으니, 자금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이미지 띄울 15000불이 무엇이 아까우랴? 하지만,
그럴 수록 우리는 박진영이 송 라이터-뮤지션-음반 프로듀서로 보이기 보다, 영민한 사업가로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긴 하지만, 작은 동네에서 돈 긁어모아, 큰 동네서 쓰는 재미교포들에 대해 같이 사는 흑인들이 욕한다는 사례와 그가 지금 저지르는 홍보 전략은 너무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과연 그가 월드 스타를 키워내고, 빌보드 진출을 성사시킨다고 해도 한국의 음악계 발전을 위해 그가 그 번 돈을 어떻게 쓸지 뻔히 보이니까 더 사람들이 그의 의중을 의심해 대는 것이다.
지금은 그가 미국에서 내놓을 음악에 대해서는 음반이 현실화되어 나올 때까지 판단 유보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 속에 임정희가 포함되어 있기에 좋은 결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좀 더 열매가 제대로 맺혀 아무도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시점에 가서 샴페인은 터뜨려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박진영에게 주고 싶은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