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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미, 그녀의 추억의 노래 Best 3 (이젠 됐어/동숭로에서/키작은 보헤미안)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7. 9. 5.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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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가요 앨범들 속의 크레딧을 보면 여성 코러스 파트에서 3명의 이름이 무지 자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015B, 윤상, 서태지의 음반까지 살펴보라. 90년대 초반 국내에서 가장 가창력이 우수했던 3명이 유명 가수 백보컬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은 그들이 궁핍해서였다라기 보다는 위에 열거한 뮤지션들이 그녀들의 목소리를 인정했다는 얘기이다. 오해마시길.) 그 가운데, 장필순장혜진이라면 우리가 쉽게 이름이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못지않게 이름이 올라있음에도 우리 기억 속에 한동안 잊혀졌던 인물이 있다. 바로 신윤미다.

  87년에 대학가요제 금상을 타면서 가요 씬에 처음 발을 디뎠고, 싱어-송라이터로서 90, 92년에 각각 자신의 곡들만으로 솔로 앨범을 냈지만 쫄딱 망했던 그녀.... (하지만 개인적으로 테이프로 소장하고 있는 2집앨범은 매우 괜찮은 작품이다.) 그런 와중에 이혜민의 기획하에 시작된 프로젝트 '마로니에' 1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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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함께 [동숭로에서]를 불러 히트시켰고, 94년에 발표된 3집에서는 [칵테일 사랑]의 보컬및 하모니 파트를 다 녹음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뜬 뒤였고, 그 시절이 투투 룰라가 막 나오던 시점임을 감안할 때, 기획사는 부랴부랴 한국판 '밀리바닐리 사건'을 기획하고 말았다. (즉, 가짜 보컬들을 내세웠다는 얘기지.)

그런데, 이를 나중에 접한 신윤미는 결국 그 기획사와 소송을 제기했고, 그것이 뮤지션이 저작권소송을 직접 걸어서 최초로 승리한 사례로 아직도 저작권협회에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한다. 2년 전,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위한 디너 쇼 콘서트를 가졌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고... 현재 그녀의 모습은 무지 아줌마스럽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보컬이 담긴 노래 3곡을 매우 좋아한다. 발표된지 10년이 넘은 시점에도 말이다. (그 가운데 2곡이 듀엣곡이라는 것이 좀 안타깝긴 하다.) 그럼 이제 그 곡들과 가사들을 함 점검해보리라.

1. 이젠 됐어 (1992) - 솔로 2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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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처음 접했던 게 대학교 1학년 때였을 것이다. 생일 날 동기들 덕분에 10장 가까운 음반을 (선물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그 날, 이 테이프도 내 손에 들어왔다. 가사도, 멜로디도, 그녀의 목소리도 참 매력적인 곡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기억을 하나 더 붙이자면, 과 모임 어느 술자리에서 동향 선배 누님께서 이 곡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자신이 짝사랑하던 선배와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면서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이란... 비록 그 사랑이 오래 가지는 못하고 한참 솔로로 버티시다 이젠 다른 사랑의 결실을 맺어 애엄마가 되었다지, 아마? 신윤미의 유일한 솔로 방송 히트곡이다.


" 아침이 와도 난 언제나 어제와 같았어 / 몹시 서둘러 내가 가야할 곳도 /
  내마음을 뛰게할 약속도 없었지 / 누군가를 다시 만나는 것도 망설여졌었지
  시작이 두려웠어 / 언제나 헤어짐을 먼저 생각했기에

  하지만 이젠 됐어 그대가 지금 있잖아 / 다투는 날들이 더욱더 많지만
  하지만 이젠 됐어 나 부끄럼없이 / 모든걸 얘기할 수 있는걸

  난 모자라는게 많아 / 그대 또한 완벽한 사람 아니라도 / 그런 널 사랑하는 거야
  내가 외로웠을때 나의 곁에 있어주던 그대"

2. 동숭로에서 (1990) - 마로니에 1집 (Duet with 권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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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성음에서 발매되었던 마로니에의 1집 앨범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필자에게 나름대로 신선했다. 뭐, 수록곡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권인하신윤미의 듀엣이 절묘하게 파워를 발휘했던 이 곡은 지금도 7080세대의 끝물곡으로 위상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권인하, 참 괜찮은 록 보컬인데... 자기 관리 못해서 망가진 대표적 사례였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대학로는 분명 20대의 젊음에겐 일정부분의 낭만을 향유하게 해 준 공간이었다. 대학생이 되기 전에 이 가사를 접했을 땐, 정말 빨리 대학생이 되고 싶기도 했었다지?  (물론 그 낭만에는 일정 허구가 있었음은 나중에 알았지만...)


" 그 햇빛 타는 거리에 서면 나는 영원한 자유인일세
  그 꿈의 거리에 서면 나는 낭만으로 가득찰 거야
  많은 연인들이 꿈을 나누고 리듬 속에 춤추는 거리

  나는 그 거리 거리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고 싶어
  하늘 향해 외치듯이 내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어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가슴속에 빛나고 있네

  붉은 석양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많은 사람들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불빛 속에 춤을 출거야
  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하는 만남을 위한 카페 불빛들

  달무리 진 하늘 보며 환호하듯 소리를 지르고 싶어
  별빛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사랑과 음악이 흐르는 이 밤 이 거리에 나는 서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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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키작은 보헤미안 (1993) - 최선원 1집 (Duet with 최선원)

90년대 초반에 발표되었던 가요 앨범들 가운데 최선원(이 가수는 도데체 뭐 하고 사나?) 1집은 개인적으로 열심히 들었던 앨범이다. 이 앨범 속에서는 [나를 지켜줘]가 유일한 히트곡이었지만, 앨범 속에는 현재 우리가 쿨(Cool)의 곡으로 기억하고 있는 [슬퍼지려 하기전에]가 미드 템포 발라드로 들어있기도 하다. (작곡자 최준영이 쿨의 원년멤버임을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되려나?) 하여간에, 그 앨범 속에서 신윤미와의 듀엣이라는 이유로 듣기 시작해서 애청곡이 된 트랙이다.  





" 언제쯤이면 어둠은 걷힐까 / 힘겨운 날들 이젠 잊고 싶어
  어지러운 세상 속에 멀어진 꿈이 아쉬워

  아쉬워하지마 다시 시작하는 거야 / 이렇게 난 너의 곁에 함께 있어
  어쩌면 이 세상은 너의 생각들처럼 어둡지 만은 않을걸

  자 시작해봐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으면 /   난 너의 사랑안에서 사랑을 해
  이젠 너와 함께 할 수 많은 시간속에 난 / 따스한 아침을 맞을꺼야 /
  널 사랑해 언제까지나

  슬픈 꿈 속을 헤메인듯 해 / 잊고만 싶었던 지난 날
  하지만 이제 우린 서로의 힘이 될꺼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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