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터브드(Disturbed)는 2000년대에 등장했던
누 메탈(Nu Metal)이라는 상표를 달고 나온 록 밴드들 가운데 가장 창조적으로 발전해온 밴드라고 생각한다. 사실 1집
[The Sickness]에서 들었던
[Down With The Sickness](영화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의 엔딩을 정말 멋지게 장식했지 않았던가?)와 한 때 국내 스타리그 테마 송으로 쓰였던
[The Game] 시절에도 이들은 멋진 밴드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을 좋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3집
[Ten Thousand Fists]와 이 앨범에 수록되었던
[Stricken]과 제너시스의 리메이크
[Land Of Confusion]이었다. 정말
판테라(Pantera)의
다임백 대럴(Daimbag Darrell)의 죽음이 이들에게 결정적 영감으로 작용했던 것일까? 이 앨범부터 이들은 과감하게 80-90년대 메탈 앨범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정교한 기타 솔로를 꼭 노래 속에 집어넣기 시작했고, 전체적인 사운드에서도 전자음은 점점 배체하면서 확실하게 '헤비메탈 밴드' 다운 사운드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누 메탈의 사생아' 로 남기보다는
'헤비메탈의 서자' 가 되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그래서 과연 이번 앨범에서는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인가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우연치 않게 일단 음원부터 입수되었다. 현재까지는 아직 롤링스톤이나 올 뮤직 가이드의 전체 평점이 나오진 않은 상황이지만, 여러 리뷰들의 평가는 약간 엇갈린다.
결국 3집부터 맘에 안드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어딘가 맘에 안드는 사운드이고, 반면에 3집을 즐겨들었던 사람들은 이번 4집에 환호성을 질러도 모자랄 수준이란 이야기다. 15곡을 녹음하여 총 12곡을 담았다고 하는데, 수록곡 중 축축 처지는 곡은 (여태껏 그랬듯) 거의 없다. 게다가
댄 도네건(Dan Donegan)의 기타를 듣고 있으면 다임백의 영혼이 빙의한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작 못지않게 멋지게 달려준다. (2000년대의 메탈 밴드들 중에서 그와 같이 짧은 연주 시간 속에서도 그렇게
그루비하면서도 선명한 리프를, 그리고 길게 늘어지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솔로를 구사하는 주류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전무하다.) 그리고 첫 곡인 타이틀 트랙
<Indestructible>부터 언제나 절도있고 시원하게 터트리는
데이빗 드라이먼(David Draiman)의 보컬은 시종일관 곡의 일정한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앨범의 파워 그 자체이다. 한 가지 특징 중 하나는 5분이 넘는 트랙이 전혀 없이 3-4분 정도의 러닝 타임 속에 그들이 이전 3장에서 보여온 편곡 스타일의 다이제스트를 짜임새 있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밴드 음악의 종합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물론 3집처럼 이 앨범은 정통 '파워 헤비메탈'에 더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곡과
<The Night>, 그리고
<Perfect Insanity>, 다임백 대럴이 하늘에서 듣는다면 기뻐할 마지막 트랙
<Facade> 등이 게속 귀에 끌리는 트랙들. 하여간, 디스터브드는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제대로 우리를 헤드 뱅잉하게 해준다. 전작에 이어 초인이 되어 돌아온 앨범 자켓의
'The Guy'의 불타는 열기는 이 앨범의 힘,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 Tracklist >
1. Indestructible / 2. Inside the Fire / 3. Deceiver / 4. The Night / 5. Perfect Insanity /
6. Haunted / 7. Enough / 8. The Curse / 9. Torn / 10. Criminal / 11. Divide / 12. Façade
(적색표시된 트랙들을 감상해보세요. 언제 삭제될 지 모름...--;;)
Disturbed - Inside The Fire (Official Videoclip)
- 일부에겐 혐오감을 주는 장면이 있을 수 있으니,
미성년자, 노약자 및 임산부 등은 감상을 자제해 주시기 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