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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ovarius - Polaris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09. 5. 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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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다시 발간될 수나 있을까 의심스러운 상태가 되어버린 핫뮤직 잡지의 현재까지 발매된 마지막 호인 2008년 5월호에는 몇 페이지에 걸쳐서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의 음악적 리더였던 티모 톨키(Timo Tolki) 밴드의 해산을 공표하는 편지가 번역되어 실렸었다. (실제로 본국에서는 2008년 3월 4일에 공개되었다.) 너무나도 예상치 않았던 시기에 흘러나온 이 해산 소식에 개인적으로도 참 당황했는데, 그 편지 속에는 그가 다른 멤버들이 오직 돈만을 위해서 공연을 하고 활동을 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밴드를 해체할 수 밖에 없이 상처받았다 주장하는 그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미하일 키스케(Michael Kiske) 등을 객원보컬로 맞이해 준비하는 레볼루션 르네상스(Revolution Renaissance)의 준비에 전념하면서 (이미 작년 말 발매되었다.) 스트라토바리우스의 역사는 이걸로 끝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 이후 더욱 황당한 사건이 이어졌다. 보컬리스트 티모 코티펠토(Timo Kotipelto)와 나머지 멤버 3명이 이 내용에 대한 반박 성명을 온라인상으로 발표했던 것이다. 밴드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밴드를 떠난 것은 티모 톨키 혼자일 뿐, 누구 맘대로 해체라고 하느냐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 시점에서 밴드의 팬들은 마치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이름의 권리를 놓고 로저 워터스(Roger Waters)와 나머지 밴드를 지키는 멤버들과의 지리한 싸움이 시작되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티모 톨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오히려 자신이 스트라토바리우스라는 이름의 권리를 버리고, 아울러 저작권까지 다 포기해버리겠다는 각서를 스스로 써서 보내버린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티모 스스로 자신이 만든 밴드의 이름이 불미스럽게 휘말리는 것이 싫고 '그래, 더러운 XX들, 다 해쳐먹어라!! 니들끼리 밴드 잘 되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독야청청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나, 그 속은 당사자밖에는 모를 일이다.)

하여간, 이러한 우여곡절을 끝내고 스트라토바리우스는 새 기타리스트 마티야스 쿠피야넨(Matias Kupiainen)을 영입하고 이제 새 앨범 [Polaris]를 공개했다. 톨키의 편지 내용을 봐도 애초에 티모 코티펠토는 자신의 곡을 밴드에 넣고 싶어했지만, 끊임없이 톨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이제 그의 입장에서는 장애물이 완전 제거된 셈이니 맘은 편했을지 모르나, 반대로 제대로된 곡을 못만들면 밴드의 팬들이 욕을 할 게 뻔하므로 매우 고심했을 듯하다. 다행히 새 기타리스트 마티야스와 공동작곡한 앨범의 첫 트랙
<Deep Unknown>
을 들으면 밴드의 기본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좀 더 밝아진(?) 느낌을 주기에 일단 안심(?)을 하고 계속 음원들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앨범의 대부분을 작곡한 멤버는 코티펠로가 아니라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과 함께 80년대의 걸작들을 이뤄냈던 키보디스트 옌스 요한슨(Jens Johannson)과 베이시스트 로리 포라(Lauri Porra)의 작품으로 이뤄져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앨범에서는 옌스의 키보드가 거의 음반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키보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환영할 일이나, 티모 톨키의 골수 지지자들에게는 욕먹을 일일 것 같다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 분명히 스트라토바리우스 스타일은 맞는데 기타가 키보드의 백업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다 후반부에서야 제대로 배틀을 벌이는 6분여의 대곡 <King of Nothing>, 그들의 슬로우 트랙이나 과거 잉베이의 발라드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적합한 록 발라드 <WInter Skies> 등은 확실히 그의 입김이 많이 들어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전혀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달리는' 곡들에서 마치 '80년대 아이언 메이든이나 헬로윈 정도'의 느낌으로 9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의 무겁고 진지함은 버렸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곡도 무겁고 어두운 느낌은 하나도 없다. 진짜 스트라토바리우스 앨범치고 이렇게 밝은 톤이 흐르는게 얼마만인가 싶기도 하다. 드래곤포스(Dragonforce) 등의 후배들이 부럽지 않게 스피디하게 기타와 키보드의 속주가 불을 뿜는 <Blind><Forever is Today>, <Higher We Go>에서도 티모 톨키의 분위기가 일부 거세된 것은 느껴질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티모의 골수 팬들이 느낄 실망감을 만회하기 위함일까? 아예 후반부에는 2부작으로 이어진 10분이 넘는 정말 진지한 대곡 <Emancipation Suite> Part 1과 Part 2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딱 잉베이의 80년대가 연상되는 곡으로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워 메탈이라기보다는 바로크 메탈의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80-90년대 초반의 유로 메탈을 사랑했던 음악 팬들에게, 그리고 [Episode]앨범 정도의 스트라토바리우스에 만족하는 팬들에겐 이번 앨범도 별로 기대에 어긋남은 없을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티모 톨키의 스피릿과 그의 곡 구성 방식 때문에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분명 허전함과 아쉬움을 줄 앨범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이 두 가지 견해 중에서 개인적 취향은 전자쪽에 가깝다. 내가 이 밴드에게서 좋아했던 부분은 코티펠토의 시원스런 보컬과 옌스의 키보드였으니까.) 여러분도 한 번 듣고 판단해 보시라. 난 어느 쪽인지.....

사족 1: 커버 멋지다!!
사족 2: <Forever>를 좋아했었을 분들에게는 <When Mountain Falls>를 추천한다.
           스트링이 그윽하게 들어간 어쿠스틱 발라드다.



Stratovarius - Deep Unknown (Video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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