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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ce - I AM... YOURS : An Intimate Performance at Wynn Las Vegas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09. 12. 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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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본 앨범에 대한 해설지로 작성된 글입니다.

비욘세(Beyonce)의 아티스트적 매력을 한 무대에 집약한 최고의 라이브 실황음원과 영상
「I AM... YOURS : An Intimate Performance at Wynn Las Vegas」

  지난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현재 세계 팝 시장에서 상업적,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3명의 여성 팝 디바들 -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비욘세(Beyonce), 그리고 셀린 디옹(Celine Dion) - 이 4-5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잇달아 내한공연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3명의 내한공연을 모두 (티켓을 구매했거나, 아니면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잡지의 취재 목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는데, 2000년대의 팝 씬을 대표하는 이 세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공연 진행의 문제 부분을 뺀) 무대 그 자체는 한마디로 왜 그들이 ‘프로페셔널’인지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멋진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아티스트의 공연 때마다 받았던 개인적 인상은 똑같이 가창력을 중시하고 동시에 대중성을 추구하는 여성 아티스트임에도 모두 달랐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마치 하나의 치밀하게 짜여진 ‘연극’처럼 쉴 틈 없이 90분 동안 관객을 빨아들였다면, 셀린 디옹의 경우에는 가장 많은 공연을 치렀던 ‘노장(?)’답게 어떤 틀에 얽매임 없이 여유롭게 공연을 끌어가는 공연을 펼쳤다. 그 가운데 ‘2000년대 팝계의 흑진주’ 비욘세의 첫 내한 공연은 가장 만족스러웠는데, 마치 록 밴드들의 라이브 콘서트에서 느낄 수 있을 듯한 연주의 자연스러움과 그녀의 무대 위에서의 편안하면서도 보컬과 율동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던 무대였다. 어떤 곡을 부르며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춰도 스튜디오 버전 이상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그런 무대였기에 느낀 만족감이었을 것이다.

  비록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해도, 비욘세의 아티스트로서의 가장 큰 매력은 그녀의 라이브 무대를 통해서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까지 부인할 음악 팬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한 번이라도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보았다면, 아니, 그녀의 그간의 라이브 영상이나 공연 DVD를 한 번이라도 시청했던 음악 팬들이라면 그녀가 무대 위에서 펼치는 탁월한 가창력과 에너지로 넘치는 무대 매너에 자신도 모르게 경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녀는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의 리더 시절부터 자신만의 개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이미 고정 팬들을 확보한 상태였지만, 그녀가 본격적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 독립적 행보를 보인 이후부터 7년간 그녀가 노래, 춤, 작곡 등 아티스트로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었던 것은 단지 완성도 있는 곡들을 만든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결국 이를 전 세계 팬들과 함께 현장에서 공유하는 투어를 통해 그녀의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시키며 팬들과 소통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비욘세는 존재했던 것이다. 

  그 결과, 투어를 통해 보여준 그 화려한 순간들을 담아낸 DVD는 거의 매 앨범 활동 기간마다 한 편씩 등장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발매되었다. 2004년 런던 아레나 투어 실황을 기록했던 「Live in Wembley」(30만장 판매)를 시작으로, 그녀를 국내에서 처음 직접 만나게 해준 2집 ‘The Beyonce Experience’ 투어 중 LA 스테이플 센터의 공연을 기록한 「The Beyonce Experience Live」(2007, 300만장 판매)까지 그녀의 라이브 DVD는 거의 뮤직 DVD 시장의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었다. 그리고 이제 정규 3집 「I Am... Shasha Fierce」를 위한 세 번째 월드 투어인 ‘I Am... Tour’ (지난 10월 20일과 21일에 열린 내한공연이 바로 이 투어의 일환이었다.)가 종반부 유럽 투어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앨범의 ‘플래티넘 에디션’에 이어서 발매되는 이 세 번째 라이브 DVD 「I AM... YOURS : An Intimate Performance at Wynn Las Vegas」는 딜럭스 에디션 형식을 통해 라이브 앨범 CD과 DVD가 묶인 패키지로, 그리고 일반 DVD와 블루 레이(Blue-Ray) DVD로 동시에 발매됨으로써 그녀가 이제 음악계의 히로인으로서 확고히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음악계에 증명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미국 발매일 3일 후에 추수 감사절 시즌을 맞이해 이 실황이 ABC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특집 방영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영상에 대해 그녀가 얼마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는가는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스튜디오 버전을 뛰어넘는 가창력, 관객과 호흡하는 쇼의 절정을 보여주는「I AM... YOURS」


  이 실황음반-영상에 담긴 공연은 앞서 말한 대로 올해 3월 26일부터 시작해 11월 말까지 전 세계를 돌며 매우 타이트한 스케줄로 이어지고 있는 ‘I Am... Tour’의 일환으로서, 특히 미국 지역 투어의 앵콜 공연의 성격을 지닌 4회간(7.30 ~ 8.2)의 특별 공연의 마지막 날 무대다. 다른 아레나 투어 방식의 라이브 무대와는 달리 관객들과 매우 가까운 거리로 마주 대하는 무대의 공간적 특성을 감안해야 하기에, 비욘세와 공연 팀은 이 라스 베가스의 앙코르 씨어터(Encore Theater, 1500석으로 그녀가 이번 투어에서 사용한 공연장 중 가장 적은 인원을 수용한다)에서 펼쳐지는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공연 1주일 전부터 현지에 도착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했다. (그 자세한 과정은 DVD에 실린 보너스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영어 청취가 잘 안되더라도 영상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이 공연을 위해 준비했는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이 무대를 이번 투어 기간 중의 다른 공연들과 확실한 차별화하기 위해 두 가지 아이디어를 새롭게 반영했다. 먼저 ‘라스 베가스’라는 무대의 성격에 맞게 ‘관객과 더욱 친밀한’ 무대를 펼치기 위해서 그녀가 꺼내든 첫 번째 카드는 어쿠스틱 세트의 적극적 활용이었다. 기존 그녀의 (전 멤버가 여성 연주인인) 백업 밴드 ‘슈가 마마(Sugar Mama)’에 스트링 미니 오케스트라를 추가, 그녀의 음악 팬들이 계층 구분 없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발라드-슬로우 잼의 영역을 강조하려 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카드는 지난 앨범에서 그녀가 음원들을 배치했던 콘셉트, 바로 무대에서의 비욘세(빠른 비트의 트랙들)와 자연인으로서의 비욘세(슬로우 트랙들)의 구분을 짓는 사이드 배치의 전략을 역으로 활용, 후반부에 업비트의 트랙들을 몰면서도 그 빠른 흐름 속에 자신의 뮤지션 커리어의 ‘역사(History)’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쇼로 후반부를 꾸몄다. 그 결과 전반부와 후반부 모두 각각의 특색을 강하게 부각시키면서도 (마치 「I Am... Shasha Fierce」앨범을 감상했을 때의 느낌처럼) 관객이 더욱 그녀와 인간적으로 친밀한(intimate) 감정을 갖게 되면서 동시에 물 흐르듯 준비된 ‘쇼’를 감상할 수 있는 이 공연만의 독특한 매력은 빛을 발하게 되었다.


  비욘세의 첫 노래 [Hello](처음에는 「I Am...」앨범의 딜럭스 에디션에만 수록되었다가, 최근 발매된 플래티넘 에디션에 다시 수록되었다.)가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화면이 걷히지 않은 무대 커튼을 비추면서 잠시 청중(과 DVD관람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더니, 갑자기 객석 한 가운데에서 그녀가 등장하고, 무대 위로 걸어가면서 관객들과 편하게 악수를 주고받으면서 공연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최근 앨범의 히트곡 [Halo]를 절정의 가창력으로 소화하면서 관객의 넋을 빼놓은 후, 의자를 두고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와 앉은 그녀는 ‘난 이 곡을 부르는 게 좋아요. 여러분과 함께 부를 수 있어서요.“라는 멘트와 함께 이미 그녀의 무대에서 관객과 하나가 되는 핵심트랙으로 정착된 No.1 싱글 [Irreplaceable]을 부르기 시작한다. 원곡도 다분히 어쿠스틱적 색채가 있긴 했지만, 좀 더 언플러그드 공연 같은 세팅으로 관객과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그녀의 능숙함은 과거 무대들보다 더욱 노련해진 듯하다. 

  그 후 1부 무대는 주로 최근 앨범에 담겼던 발라드 성향의 수록곡들이 이어지면서 그 속에 다양한 다른 뮤지션들의 곡들이 메들리 형식으로 연결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Sweet Dreams Medley]는 최근 앨범의 히트곡 [Sweet Dreams]와 데뷔 앨범의 타이틀 트랙 [Dangerously In Love], 그리고 짙은 소울 보이스로 80년대를 풍미했던 여성 R&B 보컬 아니타 베이커(Anita Baker)의 86년도 히트곡 [Sweet Love]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라스 베가스 쇼 무대에 적합한 낭만적이고 재즈 풍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어지는 [If I Were A Boy]는 자신에게 무심한 남성에 대한 비판을 담은 가사에 맞게 (역시 같은 주제를 가진) 여성 록커 알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대표곡 [You Oughta Know]를 연결해 파워풀한 무대를 펼친다. 그리고 스트링 섹션과 건반만으로 곡의 아름다움을 더욱 간결하게 집약하다 무용수들의 격정적 모션으로 클라이맥스를 주는 [Scared of Lonely],  퍼커션 사운드와 어쿠스틱 기타, 또는 스트링 사운드로 언플러그드 세팅다운 묘미를 살린 [That's Why You're Beautiful]와 [Satellites], 객석 앞 계단에 걸터앉아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맞춰 원곡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2집 「B'Day」의 수록곡 [Resentment]까지 1부 무대를 통해 우리는 비욘세의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에 그 어느 공연에서보다 100%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2부를 대비하면서 그녀가 준비한 중간 무대(Intermission)는 2집의 첫 싱글이었던 <Deja Vu>를 활용한 재즈 메들리다. 무대를 단숨에 스윙 클럽으로 변화시키면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 후,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고전이자 재즈를 상징하는 표현인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A Swing)]에 이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Déjà vu]를 통해 그녀는 드디어 화끈한 춤 솜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잠시 무대를 떠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탭 댄서들이 등장해 멋진 무대를 보여주면서 관객의 열기는 이미 2부 무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끝마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2부의 테마는 바로 그녀가 5살 때부터 겪어왔던 그녀의 ‘뮤지션으로의 성장기’를 하나의 무대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잭슨 5(Jackson 5)의 히트곡 [I Wanna Be Where You Are]를 따라 부르며 스타의 꿈을 키웠던 어린 시절을 회고하고, 9살부터 팀을 짜서 오디션을 보겠다고 맘을 먹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더 혹독한 훈련을 겪은 뒤, 마침내 콜럼비아(Columbia)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 Child)의 멤버로서 발표했던 히트곡들 – [No, No, No], [Bug A Boo], [Bills, Bills, Bills], [Say My Name], [Jumpin‘, Jumpin']이 그녀와 백댄서들의 춤과 함께 숨 가쁘게 이어진다. 특히 그녀가 혼자서 만든 데모 테이프를 매니저인 아버지가 영화사에 보내서 결국 영화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의 주제곡이 된 [Independent Women Pt.1]와 스티비 닉스(Stivie Nicks)의 히트곡 [Edge of Seventeen]의 기타 샘플을 통해 여성의 몸매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자 만든 트랙 [Bootylicious (Booty + Delicious의 조합으로 그녀가 만든 신조어임)], 그리고 최대 히트곡이 되었던 [Survivor]로 이어지는 메들리의 후반부 무대는 더욱 매력적이다. (각 곡에 대한 그녀의 설명을 잘 알아듣는다면 이 파트의 감동은 더욱 커진다.)

  2부의 후반부에서도 그녀의 ‘History’는 이어지지만, 이제부터는 데스티니스 차일드가 아닌 그녀의 솔로 행적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의 첫 솔로 싱글이었던 [Work It Out (영화 ‘Austin Powers: Gold Member’의 삽입곡)]의 펑키함과 제이 지(Jay-Z)와의 듀엣이자 두 사람의 사랑을 싹트게 만든 시절을 대표하는 히트곡 ['03 Bonnie & Clyde], 그녀의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정립하게 해준 데뷔 앨범의 히트곡 [Crazy In Love]의 끈적한 변주 후 원곡의 비트로 돌아오며 펼쳐지는 그녀만의 ‘원조 털기춤’의 감동, 그리고 그녀의 히트곡 가운데 가장 에로틱한 감성을 지닌 [Naughty Girl]에 걸맞은 ‘홍등(Red Light)’ 무대의 그루브까지 그녀의 보이스와 모션이 혼연일치가 된 열정의 무대는 계속 이어진다. 역시 2집의 히트곡이었던 [Get Me Bodied]의 무대가 이어진 뒤, 그녀의 밴드 멤버들의 잼(Jam)에 이어 모두가 기다렸던 「I Am...」앨범의 또 하나의 히트곡 [Single Ladies (Put A Ring On It)]이 공연의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한
다. 이 곡의 비디오클립에서 보았던 그 완벽한 댄스 모션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재현함과 동시에 관객의 호응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는 그녀 라이브 특유의 장점이 잘 살아나있는 이 곡을 마친 후 그녀는 댄서들과 멤버들을 소개하면서 이 말을 통해 팬들을 향한 그녀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저는 ... 여러분의 것입니다.’

  이번 라이브 음원과 영상은 현재까지 쌓아온 그녀의 커리어를 중간 결산하면서 동시에 그녀의 라이브 무대에서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 얼마 전 그녀의 두 번째 내한무대를 놓쳐서 아쉬움을 가졌던 비욘세의 팬들에게는 ‘Must-Have’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으며, 아직 한 번도 그녀의 라이브 무대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음악 팬들에게 그녀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실황으로 기억될 것이다.

2009. 11 글/ 김성환 (Music Journalist - 뮤직 매거진 ‘Hot Tracks’ 필자)



Beyonce - Independent Women / Naughty Girl / 
Get Me Bodied

(From [I Am Yours... ABC TV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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