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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칠리뮤직 코리아에서 발매한 마그나폴(Magna Fall)의 음반 및 음원 사이트에 소개된 해설지(음반 소개 글)의 오리지널 버전입니다. (레이블 측에서는 음원 사이트에 보낸 글에서는 앨범 본론 부분 위주로 사용하셨네요.)



거침없이 원초적인 고전적 록 에너지의 결정체, 

마그나폴의 정규 1집 [Mad Metropolis]



  2012년 여름이 끝나가던 무렵, 지금은 사라진 클럽 타(打)에서 마그나폴의 라이브 무대를 처음 보았다. 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 케빈 하인즈(Kevin Heintz)를 우연한 기회에 사석에서 소개를 받은 것이 계기였다. 그 자리에서 그가 서울과 인천을 기반으로 외국인들로만 이뤄진 록 밴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마침 그들이 KBS TV ‘탑밴드2’ 예선에 응모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과연 “낯선 땅에서 외국인들이 모여 하는 록 밴드의 음악과 생활은 과연 어떤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당시 기고하던 매체의 편집장님을 졸라 지면을 따내고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갔었던 공연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연주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케빈과 드러머 데이빗 홀든(David Holden), 그리고 베이시스트 닐 스미스(Neil Smith)가 결합해 1970년대 클래식 하드 록부터 1990년대 그런지 록까지의 음악적 특징들이 골고루 녹아 있으면서도 때로는 사이키델릭적이면서 프로그레시브적인 곡 구성과 연주의 향기를 진하게 풍겨냈던 그들의 사운드는 분명 당시 홍대 인디 씬에서 유행하던 사운드들과는 확실히 다른 궤를 갖고 있었다. 

  공연 후 새벽 1시까지 이어졌던 그들과의 인터뷰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을 TV에서 다시 보게 되었고, 태진아의 '거울도 안 보는 여자'를 록 버전으로 바꿔 한국말로 부르는 밴드의 모습은 일시적으로나마 인터넷 뉴스 속 화제가 되었다. 이후 원래는 그 해 일본으로 공연을 가기 위해 제작했던 첫 EP [Japan]이 공식 음반과 음원으로 한국에서도 공개되었고, 다양한 클럽 공연과 지역 방송 무대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타카피 출신 기타리스트 김태일이 잠시 합류하면서 발표한 싱글 [No Mirror](2013)에서는 4인조로 사운드를 확장했지만, 그와 닐이 밴드를 떠나면서 밴드는 2명의 새 한국인 멤버들 – 기타리스트 도중모와 베이시스트 이연수(Met) – 를 맞이했다. 사실 두 사람의 가입은 밴드에게는 케빈과 폴에게는 강력한 날개와도 같았다. 블루지 하드 록부터 클래식 헤비메탈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도중모의 파워풀하고 화려한 연주력과 이연수의 선이 굵고 안정된 리듬 그루브가 더해지면서 발표된 그들의 두 번째 EP [Space Kitchen](2014)은 마그나폴이라는 밴드의 새로운 업그레이드라는 의미와 동시에 그루브와 파워의 조화, 트윈 기타 체제의 장점을 잘 활용한 드라이빙감과 사운드의 임팩트를 통해 그들의 음악적 스타일의 완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후 활발한 공연 활동에도 불구하고 거의 2년 가까이 그들의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행히 작년부터 밴드의 페이스북 페이지나 멤버들의 SNS를 통해 그들의 첫 정규 앨범 작업에 대한 소식들이 차근차근 들려왔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밴드 멤버 이연수의 손을 통해 후반작업까지 마무리 된 12곡의 새 노래들이 마침내 그들의 정규 1집으로 완성되어 우리 곁에 돌아왔다. 

  [Space Kitchen] 시대의 마그나폴이 그들의 사운드의 기조 속에 드라이빙감과 유연함을 적절하게 섞은 사운드였다면, 이번 정규 1집 [Mad Metropolis]는 그 위에 더욱 강력한 트윈 기타의 강건한 에너지를 강조한 ‘원초적인 하드 록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도중모와 케빈의 콤비 플레이는 때로는 강렬하게, 또 때로는 아기자기하게 곡의 흐름을 주도해 나간다. 이 화려하고 남성 호르몬 넘치는 기타의 향연과 함께 폭발력을 심화시키는 데이빗의 역동적인 드럼 라인, 그리고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촘촘한 리듬 그루브를 선사하는 이연수의 베이스 라인이 뒤를 확실히 받쳐주면서 마그나폴의 ‘피 끓는 록 용광로’는 더욱 뜨거워진다. 


Magna Fall - A Big Drag (Audio)

  두 기타의 헤비하면서도 퍼지한 톤이 어우러지며 중간 중간 인상적인 리프를 심고, 틈틈이 솔로와 콤비 플레이를 병행하는 첫 트랙이자 연주곡 ‘Overture’는 앨범의 서곡 역할을 충실히 할 뿐만 아니라 앨범의 타이틀이 의미하는 ‘대도시의 혼돈’으로 우리를 자연스럽게 안내한다. 파워풀한 인트로에 이어 블루지함도 머금으며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와 사운드가든(Soundgarden)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권력과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맹종을 노래하는 ‘A Big Drag’, 거칠며 끈적한 헤비 블루스 록 발라드이자 케빈의 강렬한 보컬의 힘이 빛나는 ‘Lost Dogs’, 케빈의 비틀리고 가사를 알아듣기 힘든 보컬 파트가 중반부에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 연주곡에 가까운 스토너/하드 록 트랙 ‘Dust’, 이미 디지털 싱글로 공개된 적이 있었던 헤비한 하드 록 리프와 펑키함까지 갖춘 리듬 그루브가 공존하는 트랙인 ‘ConsumeHer’, 절제된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화끈하게 폭발하는 기타 워크와 솔로들이 매력적인 ‘Not Only But Also’까지 앨범의 전반부는 그들의 더 탄탄해진 연주의 에너지를 가감 없이 흥겹게 느낄 수 있다. 


Magna Fall - Descending (Audio)

  후반부로 넘어가면, 밴드 특유의 빈티지함과 헤비함이 뒤섞인 클래식 하드 록의 기운이 불뿜는 기타 솔로와 함께 최고조로 끓어오르는 ‘Descending’, 블랙 사바스와 그 시대의 헤비 메탈, 그리고 스토너 록의 기운이 넘쳐흐르는 ‘Throw A Brick’, 앨범에서 가장 밝은 훅과 멜로디 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중반부에는 데이빗의 열정적 드럼 라인과 기타의 테크닉이 빛나는 헤비 로큰롤 트랙 ‘Woman Down’, 잠시 스탠다드 팝/트래디셔널 보컬 시대의 스타일을 응용한 멜로디 라인과 케빈의 의도적인 보컬의 뒤틀기가 재미를 주는 소품 ‘Underneath The Picnic Tree’ 등 그들의 이전 앨범들과는 또 다른 시도들이 담긴 트랙들이 눈에 띈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또 하나의 연주곡 ‘Mad Metropolis Suite’는 비록 4분도 안되지만 그 속에 다채로운 리듬 변화와 연주를 결합하면서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적 욕구를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밴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CD를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곡 뒤에 짧은 컨트리 풍의 리듬이 넘치는 히든 트랙 ‘Chicken Run’을 추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Magna Fall Woman Down (Audio)

  빌보드를 비롯한 해외의 음악 매체들까지 ‘록이 죽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 만큼 2010년대의 음악 시장은 힙합과 일렉트로닉 등 새로운 장르들이 유행을 주도하는 시대로 변했다. 한국 역시 그 흐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젊은 세대들의 압력(?)으로 조만간 록 페스티벌에서 ‘록’이란 단어를 떼어버리게 만들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시간 속에도 여전히 좋은 록 밴드는 계속 새로 탄생하고 활동하고 있으며, 클래식 록의 에너지를 현재로 계승하는 젊은 밴드들이 한국엔 여전히 많다. 당신이 그 에너지를 2017년 오늘 느끼고 싶다면 나는 밴드 마그나폴과 이 앨범 [Mad Metropolis]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당신이 경험하고 싶은 아드레날린 넘치는 록 에너지가 이 앨범 속에는 가득하며, 또한 고전적 록 사운드의 매력이 무엇인가를 그들만큼 음악 그 자체로 증명해내는 밴드는 분명 흔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성환(Music Journalist, 록 매거진 '파라노이드'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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