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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EMI 국내 라이선스반 해설지로 작성한 글입니다. 음반을 사신 분들이라면 이미 보셨을지도...

신스 팝의 시대, 일렉트로니카의 시대를 모두 평정했던 영국 최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의 2009년 대망의 새 앨범,「Yes」

  두말 할 나위 없이 신스 팝(Synth Pop)은 1980년대를 대표했던 음악 장르였고, 당대에는 주류 팝 사운드의 다수가 이 계열 사운드의 우산 아래에 속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일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만 사용해왔던 고가의 장비였던 신시사이저가 기술의 발달로 저가로 구입이 가능해진 후, 포스트 펑크(Post-Punk)를 비롯한 당대의 전 장르에서 급속도로 신시사이저의 위상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밴드가 연주할 수 있는 각 파트의 모든 역할을 이 전자 악기가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원 맨 밴드, 혹은 듀오 형태로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등장을 이뤄냈다. 결국 80년대를 대표했던 밴드 중에 하드 록/메탈 계열 밴드들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듀란 듀란(Duran Duran), 휴먼 리그(Human League) 등과 같은 뉴 웨이브/신스 팝 계열 밴드들이 주류에서 득세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대중들은 전자음으로 도배된 사운드에 점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대중적 팝 메탈이나 더욱 대중적인 댄스 팝 트랙들이 주류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많은 신스 팝 밴드들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 후 90년대 중반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트렌드의 붐이 신스 팝의 가치를 재발견해주기 전까지는 80년대 유명 신스 팝 밴드들은 거의 다 개점휴업, 내지는 해체 상태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100%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내세운 정통 일렉트로닉 팝을 지향했던 두 밴드 -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디페쉬 모드(Depeche Mode) - 는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오히려 나중에는 일렉트로니카 팬들, 아티스트들의 존경까지 받으면서 꾸준히 주류의 정상을 지켰다.
  디페쉬 모드가 그들 사운드의 댄서블한 요소를 줄이고 어둡고 강한 비트와 이펙트를 강조하는 음악적 변화로 프로디지(Prodigy)와 같은 하드코어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팬들까지 포섭할 수 있었다면, 펫 샵 보이스는 신스 팝 고유의 대중적 멜로디를 크게 버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그리고 여러 리믹스 앨범들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클럽 지향적인 면도 포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 몰락했던 다른 신스 팝 밴드들과 달랐던 점은 그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음악 속에 담아냈던 진지한 메시지와 주제의식이었다. 사회와 자아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 이들의 음악 속 메시지는 이들의 80년대 초기 앨범들에서도 선명했으며, 결국 표면적으로 ‘즐기기 위한 음악’처럼 포장하면서도 동시에 음악적 진지함을 놓치지 않았던 이들의 아티스트로서의 ‘스피릿’이 이들을 20년 이상을 영국 최고의 신스 팝 듀오로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20여년간 일렉트로닉 팝의 최전선에 서있었던 펫 샵 보이스의 음악 여정
  1954년생인 닐 테넌트(Neil Tennant)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유명한 만화 제작사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에서 편집 및 교정 일을 했으며, 82년에는 영국의 음악지 스매쉬 히츠(Smash Hits)에서 기자로 활동했었다. 한편, 1959년생인 크리스 로우(Chris Lowe)는 원 언더 디 에이트(One Under The Eight)이라는 7인조 댄스 그룹에서 트럼본을 맡았으며, 리버풀 대학으로 건너가서는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주로 계단을 고안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1981년 8월, 두 사람은 우연히 King's Road에 있는 전자제품 가계에서 처음 대면하게 되는데, 두 사람 모두 댄스뮤직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함께 작곡을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애완동물 가계를 하는 친구들에게서 밴드명의 영감을 얻었는데, 이들은 “그 어감이 마치 영국식 랩 그룹의 느낌이 나서” 펫 샵 보이스라는 이름이 맘에 들었다고 한

다. 1983년에 닐이 폴리스(The Police)의 취재를 위해 뉴욕에 갔을 때 그는 프로듀서 바비 오(Bobby O)를 만났는데, 닐의 찬사에 감명을 받은 Bobby는 이 듀오와 함께 음반 작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84년 4월에 그들의 대표곡 <West Ends Girls>의 첫 버전이 발매되었다. (그러나 이 버전은 LA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프랑스에서만 약간의 히트를 거두는데 그쳤다.) 
  다행히 1985년 3월에 이들은 EMI산하 팔로폰(Parlophone) 레이블과 계약을 채결하여 메이저 활동의 기회를 얻었고, 스테픈 헤이그(Stephen Hague)의 프로듀싱으로 <West End Girls>를 다시 제작, 재발매하여 1986년 1월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었다. 게다가 4월에는 미국 차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이들은 세계 시장에서 빠른 스타덤을 얻는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해 3월에 발매된 데뷔작「Please」는 후속 싱글 <Opportunity (Let's Make Lots of Money)><Suburbia>의 연속 히트로 이들은 영국 신스 팝/댄스 시장에서의 정상의 위치에 단숨에 올라서게 되었다. (11월는 1집 수록곡의 리믹스 앨범인 「Disco」도 발표되었다.)
  그 후 1987년에 발표한 2집「Actually」는 먼저 발표된 첫 싱글 <It's A Sin>의 영국 차트 1위 등극과 함께 발매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가톨릭 교육 환경에서 자라나며 느끼는 청소년의 정신적인 압박감을 표현한 이 곡의 가사는 당시 영국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악곡은 마이너 스케일이지만 데뷔작보다 좀 더 댄서블하고 밝은 분위기를 견지했던 이 앨범에서는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와의 듀엣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 <Heart> 등이 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표된 리메이크 싱글 <Always on My Mind>마저 전 세계적 히트를 거두면서 그들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1년 뒤에 발표된 3집「Introspective」(1988)에서도 라틴 풍의 샘플링이 가미된 싱글 <Domino Dancing>과 독특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던 <Left to My Own Devices> 등이 계속 히트를 하면서 다음 해에 첫 번째 월드 투어를 갖는 성과를 이뤄내는 데 기여했다.
  90년대에 들어 이들이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인「Behavior」(1991)은 프로듀서 겸 연주자 헤롤드 펠터마이어(Harold Faltermeyer)와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전과는 달리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활용하여 사운드의 약간의 다채로움을 시도하면서 <So Hard><My October Symphony>, <How Can You Expect To Be Taken Seriously> 등을 히트시켰다. 그리고 같은 해 겨울에 발매된 첫 베스트 앨범「Discography」에서는 그간에 싱글로만 발표하고 앨범에 담기지 않았던 리메이크 트랙들(특히 U2의 곡을 리메이크한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같은 곡들)까지 수록하여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후 80년대에 인기를 얻은 대부분의 신스 팝 밴드들의 해체와 활동 중단으로 치닫던 1993년에도 이들은 5집「Very」를 통해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의 히트곡 <Go West>를 히트시키면서 하우스-클럽 뮤직이 부각되던 시기에 무난히 적응했다. 기존의 노선에 비해 좀 더 밝은 멜로디가 강화한 덕분이었다. 이어진 두 번째 리믹스 앨범「Disco 2」(1994), B-Side 트랙 및 미발표곡 모음집인「Alternative」(1995), <Before><Se a Vida E (That's the Way Life Is)>의 히트를 이어간 6집「Bilingual」(1996)과 <I Don't Know What You Want But I Can't Give You Anymore>와 디스코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New York City Boy>를 히트시킨 7집「Nightlife」(1999)까지 이들의 90년대 음악들은 80년대에 못지않은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아냈다.
  90년대의 왕성했던 활동에 비해 2001년 이들이 제작한 뮤지컬「Closer to Heaven」이후 이번 신보가 발매될 때까지 이들은 <Home And Dry>, <I Get Along> 등을 히트시켰던 「Release」(2002)와 <I'm With Stupid>, <Minimal> 등의 싱글이 나왔던「Fundamental」(2006) 등 단 두 장의 정규 앨범만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창작력이 예전보다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들은 그 사이에 2CD 베스트 앨범「Pop/Art : The Hits」(2003)와 함께 영화사의 고전인 무성영화 ‘전함 포템킨(Battleship Potemkin)’을 위한 새로운 사운드트랙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BBC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여러 게스트와 함께 그들의 최초 라이브 앨범「Concrete」를 통해 클래식 연주와 신시사이저 연주의 훌륭한 조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펫 샵 보이스표 신스 팝의 노련함에 초기 시절의 향수를 되살리는 새 앨범「Yes」
  펫 샵 보이스의 3년 만의 새 정규 앨범이 되는「Yes」의 발매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장 특별했던 소식은 바로 근래 영국 트렌디 댄스 팝의 대표적 여성 걸 그룹들인 걸즈 얼라우드(Girls Aloud)슈거베이브즈(Sugarbabes) 등을 키워냈던 프로듀서 팀인 제노매니아(Xenomania)와 공동작업한 곡들이 수록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이들은 함께 작곡 팀을 구성해 다른 아티스트들의 4장의 싱글을 제작한 경력이 있었으며, 그 최근작(2009년 1월)인 걸즈 얼라우드의 <The Loving Kind>는 영국 차트 Top 10에 진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미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는 펫 샵 보이스의 음악에 이들이 결합했을 때, 과연 어떤 음악이 나올까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Pet Shop Boys - Love, Etc. (Videoclip)



Pet Shop Boys - All Over The World 

  그러나 막상 이 앨범을 플레이어에 걸었을 때, 이들이 함께 만든 3곡은 너무나도 ‘펫 샵 보이스다운’ 사운드를 갖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를 굳이 찾으려 한다면 보컬부터 편곡까지 조금 부드러움이 강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훅(Hook)에 가까운 코러스가 덧입혀진 첫 싱글 <Love etc.>의 후렴구가 가진 중독성은 의외로 강하며, 기타 스트로크 샘플을 적절히 활용한 펫 샵 보이스식 클럽지향 트랙이 된 <More Than A Dream>는 중간 중간 기타 스트로크 샘플들이 곡을 더욱 댄서블하게 만든다. 그리고 펫 샵 보이스만 만들 수 있는 특유의 미디움 템포 댄스 팝 트랙인 <The Way It Used to Be>는 마치 무거운 비트를 다 걷어내고 클럽용으로 바꿔버린 <It's A Sin>이라고 묘사해도 될 만큼 확실한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트렌디한 프로듀싱으로 80년대 댄스 팝의 감성을 살리면서 클럽 지향적으로 사운드를 뽑아내자는 것이 이들의 의도였다고 생각된다.
  한편,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곡에서 샘플을 활용한 <All Over The World>는 가히 이번 앨범의 백미라고 해도 될 만큼 귀를 잡아끄는데, 신스 팝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겹겹이 쌓는 전자음의 결합이 트렌디함을 끌어내면서도 동시에 쉽게 대중에게 각인되는 멜로디를 갖고 있다. 그 외에 닐 테넌트 특유의 보컬의 매력이 잔잔히 깔리는 전자음 위에서 빛나는 <Vulnerable>, 전형적인 80년대 신스 팝의 복고적 느낌을 살린 <Building A Wall><Pandemonium>, 그리고 이들이 가끔 선보이는 낭만적 신스 팝 발라드의 연장선인 <King of Rome>도 이번 앨범에서 매력적인 트랙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Beautiful People><Did You See Me Coming?> 같은 트랙들을 들으면 인트로나 중간 중간 브릿 팝 사운드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는 기타가 포함되어 있는데,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이들의 곡에 새로운 신선함을 안겨준다. 바로 이 기타의 주인공이 바로 모리시(Morrissey)와 함께 스미스(The Smiths)를 이끌었던 자니 마(Johnny Marr)다. 이미 닐 테넌트가 90년대 초반 그의 프로젝트였던 일렉트로닉(Electronic)의 음반에 피쳐링 했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작업은 자연스럽게 가능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이번 펫 샵 보이스의 새 앨범은 특별히 어느 한 두 곡이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곡이 확실한 대중성과 동시에 80년대 신스 팝 팬들이 좋아할 향수 어린 사운드의 즐거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팔로폰 레이블의 담당자가 “우리가 펫 샵 보이스에 대해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 모두 담겨 있다.”라고 한 언급이 딱 어울릴 정도다. 그렇기에 그들의 80년대를 사랑했었던 음악 팬들이나, 현재 트렌디한 팝 음악을 즐겨 듣는 음악 팬들까지 모두를 사로잡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스 팝의 생존자’라기 보다는 항상 ‘신스 팝의 선봉장’의 지위를 잃지 않았던 그들이기에, 그 환영을 받을 만한 충분한 내용물을 담은 이 3년 만의 복귀작은 올 해 라디오와 클럽을 충분히 강타하리라 예상한다. 
   

2009. 3 글/ 김성환 (Music Journalist - 뮤직 매거진 ‘Hot Tracks’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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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팝음악을 즐겨 들으셨던 매니아들에게 레벨 42(Level 42)의 존재는 듀란듀란, 컬쳐클럽 등의 대중적 밴드들보다는 생각보다 낯선 이름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이 그룹과 리더인 베이시스트 마크 킹(Mark King)의 존재는 그가 뛰어난 테크니션이기에 세계의 유수 베이스 관련 잡지를 장식했고, 그 결과 한국의 연주자들, 그리고 놀랍게도 퓨전 계열의 음악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호평받은 이유로 그나마 대중에게 알려진 감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80년대 신스 팝 트랙을 대표하는 싱글 [Something About You]와 [Lessons In Love] 때문에 그들을 마치 원 히트 원더 그룹으로 오해하고 있거나... 그런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재미있게도 FM청취자들은 10년이 다 되도록 이들의 음악 1곡을 꾸준히 라디오를 통해 듣고 있다. 바로 당시에 국내엔 잘 안알려진 이들의 히트곡 [Love Games]인데, 이 곡이 CBS FM [김형준의 FM팝스]의 핵심 브릿지 트랙으로 꾸준히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형준씨는 한 번 만나서 술한잔 하고 싶은 분이다. 그의 80년대 팝에 대한 애정과 진지한 관심은 내가 항상 존경하는 바이니까...) 그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음악은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밴드의 역사는 94년도 앨범 [Forever Now]로 차트에서는 단절되었고, 그 후 마크 킹도 밴드를 해체하고 한참을 휴식을 취한 뒤, 90년대 말부터 다시 솔로 활동을 시작해 4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었다. (밴드의 프로필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잡아 따로 글을 작성할 것이다.) 하지만 밴드에 대한 미련을 못버린 그는 2000년에 다시 '레벨 42'의 이름을 건 투어를 진행했고, 이 투어에 원년멤버들이 모두 참여하면서 원년멤버들의 재결성이 이루어지는듯했다. 하지만, 결국 그룹의 반쪽에 해당했던  필 고울드(Phil Gould)와 분 고울드(Boon Gould) 형제는 과거의 불화(이 밴드의 성격상 마크의 1인 독재적 분위기는 변하기 힘들었나보다.)가 다시 붉어진다고 느끼고 일부 곡작업을 제외하고는 밴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2002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객원멤버들을 모아 투어는 계속 해왔지만, 팬들은 밴드의 이름으로 발매될 신보를 기다렸고, 다행히도 키보디스트 마이크 린덥(Mike Lindup)이 정식 멤버로 복귀하면서 2004년과 2005년에 거의 녹음은 끝났으나 마무리 못지고 있었던 새 앨범 [Retroglide]는 9월 말에 전 유럽에 발매될 수 있었던 것이다.
  첫 곡 [Dive Into The Sun]을 들으면서, "그렇지, 이게 바로 레벨 42의 음악이야!"라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80년대 전성기 시절의 사운드가 전혀 부럽지 않은 마크 킹의 현란한 베이스 터치와 꽉 짜여진 정교한 각 파트의 연주가 절묘한 그루브를 뽑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귀환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으로는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다. 달라진 점을 굳이 찾자면 예전보다는 조금 록적인 필을 살짝 첨가했다고나 할까? 두 번째 트랙 [Rooted]에서는 마크 킹이 "이번엔 니가 달려!"라고 말하기라도 한듯, 슬로우 템포의 단조풍 전개 속에서 중반부에 마이크 린덥의 화려한 신시사이저 연주가 빛을 발한다. (대히트 싱글 [Something About You]와 [Lessons In Love]을 사람들의 귀에 각인시킨 임팩트는 사실 그의 키보드 인트로 연주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이어지는 트랙인 [The Way Back Home]은 차분하게 시작해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연주가 평행성을 달리며 흐르는 무난한 슬로우 템포 곡이며, [Just For You]도 80년대였어야 가능했을 신스 팝 발라드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5번트랙 [Sleep Talking]에서는 다시 열심히 달려주는 마크 킹의 리듬의 향연을 느낄 수 있고, 타이틀 트랙 [Retroglide]는 두 사람의 보컬 하모니의 아름다움이 과거 이들의 멋진 발라드 [Leaving Me Now]를 연상하게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몽환적인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이다. 다시 그들다운 미디움 템포의 트랙 [All Around]의 편안함이 흐르고나면 [Running In The Family]앨범 속의 멋진 발라드 [Two Solitudes]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트랙 [Clouds]가 이어지고, 차분하면서도 리드미컬한 [Hell Town Story]가 지나가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보컬 하모니와 각 파트의 연주가 조화를 이룬 록 발라드 [Ship](분 골드가 이 곡에서는 기타를 담당했음)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킹-린덥이 그동안 쌓아온 스타일이 반반씩 잘 배합되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치우지지 않고 대중적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요새 록 음반에서는 접하기 힘든 적당히 테크니컬한 연주의 매력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정말 이런 사운드를 요새 팝 앨범들에서 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80년대에 이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즐겨들었던 이들이라면 틀림없이 그들의 귀환에 쌍수를 들어 박수칠 앨범이다. 그리고 그들을 과거에 몰랐던 퓨전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는 음반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지난주까지 영국 전체를 도는 순회공연을 끝마쳤을텐데, 이번 앨범이 상업적으로 얼마나 반응을 얻는가에 관계없이 올해 오랜만에 컴백앨범을 발표한 80년대 아티스트들의 작품 가운데서는 완성도 면에서 단연 으뜸이고, 이렇게 멋지게 돌아온 그들에게 다시금 박수를 보낸다.  
 
1. Dive Into The Sun
2. Rooted
3. The Way Back Home
4. Just For You
5. Sleep Talking
6. Retroglide
7. All Around
8. Clouds
9. Hell Town Story
10. Ship
11. All I Need (Bonus track)

현재 라인업:
Mark King - Bass, Lead Vocal
Mike Lindup - Synthsizer, Vocals
Nathan King - Guitar, Vocals
Gary Husband - Drums
Lyndon Connah – Keyboards
Sean Freeman – Saxophones

  [##_Jukebox|cfile4.uf@214DED44586CCB341E138D.mp3|Level 42 - Dive Into The Sun|autoplay=0 visible=1|_##]
(음악 감상: Dive Into The Sun)




앨범 광고 + 2006년 10월 공연실황 (Dive into The Sun / Roo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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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kstipe
  작년 가을 앨범 [Revolution Of The Heart]와 함께 오랜만에 우리 곁에 신곡들로 돌아왔던 영국 신시사이저 팝 싱어-송라이터 하워드 존스(Howard Jones)의 신곡 [Building Up The Future]가 최근 발표되었다. 그런데, 그 홍보 방식이 매우 특이하다. 요즘 인터넷 방송의 새로운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팟캐스트(Podcast)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들을 위한 사이트인 http://music.podshow.com (이 사이트를 통해 포드캐스터들은 자신들의 방송을 청취자에게 원하는 시간에 듣게할 수 있다.)를 통해서만 이 신곡을 공개한 것이다. 이 곡은 원래 [Revolution...]앨범 녹음시에 만들어진 곡이지만, 앨범의 성격과 맞지 않아 담기지 못했다고 하는데, 내년을 목표로 제작중인 다음 앨범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지금 하워드는 이번 달 부터 전세계 순회공연을 시작하는데, 11월 영국을 출발하여 내년 1월에 미국, 2월에 독일, 4월에 호주를 거쳐 6월 10일 영국 블리스턴에서의 어쿠스틱 공연으로 대장정을 마감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96년 보스턴에서 본 어쿠스틱 콘서트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데, 빨리 20주년 기념 실황 DVD를 구해서 그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그의 정렬적인 활동에 다시금 박수를 보낸다....

P.S. 개인적으로 하워드 존스 팬클럽을 저와 함께 결성할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제게 개인적으로 메일 주시길...ㅋㅋ


Howard Jones - Building Up The Future



"Get Jacked" Podcast 내용 전체 (하워드와의 인터뷰)
Song Order : Building Up The Future / Like To Get To Know You Well
     No One Is To Blame / Life In O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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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kstipe
  디페쉬 모드(Depeche Mode)는 정말 대단한 밴드다. 그들의 역사가 신스 팝의 역사였고, 신스 팝이란 트렌드가 주류에서 밀려난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그들은 후배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과 항상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이제 그 25년 역사를 정리하는 새로운 베스트 앨범과 함께 우리 곁에 돌아왔다. 기존의 [Singles 81-85], [Singles 86-96] 양대 싱글 컬렉션의 뒤를 이어 발매되는 이번 [Best of... ] CD는 시기를 두고 Volume 1, 2의 구성으로 발매될 예정인데, 일단 11월 중순에 1집이 먼저 소개된다. 일단 기존의 대중적 히트곡들이 주로 선곡된 이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Personal Jesus 
2. Just Can't Get Enough 
3. Everything Counts 
4. Enjoy The Silence 
5. Shake The Disease 
6. See You 
7. It's No Good 
8. Strangelove 
9. Suffer Well 
10. Dream On 
11. People Are People
 
12. Martyr* 
13. Walking In My Shoes 
14. I Feel You 
15. Precious 
16. Master And Servant 
17. New Life 
18. Never Let Me Down Again
 

그래서, 특별히 이 앨범에 실린 신곡 [Martyr]의 뮤직비디오와 가사를 준비했다. 무거운 분위기를 좀 벗고 마치 자신들의 80년대 후반 분위기를 살린듯한 리드미컬한 일렉트로니카 댄스 넘버인데, 그동안 그들의 뮤직비디오의 장면들을 완전히 Remix해버렸으니, 이 장면이 어느 곡의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것인지 궁금해하며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Depeche Mode - Martyr


I've been a martyr for love
And I will die in the flames
As I draw my last breath
As I'm close in on death
I will call out your name

I've been a martyr for love
Nailed up on the cross
While you're having your fun
As the damage is done
I'm assessing the cost

I knew what I was letting myself in for
I knew that I could never even the score

I've been a martyr for love
I need to be by your side
I have knelt at your feet
I have felt you deceit
Could have leave if I tried

I've been a martyr for love
Tortured every hour
From the day I was born
I've been moved like a pawn
By the greatest of powers

I knew that I would have to suffer in vain
A way that I would never outgrow the pain

I've been a martyr for love
I've been a martyr for love
I've been a martyr fo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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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kstipe
4번째 앨범을 통해 '신시사이저'보다 '감성'을 우선에 두다

  그 후 2년 이상을 투어와 곡 작업에 몰두한 하워드는 89년 봄에 네 번째 앨범 [CROSS THAT LINE]을 내놓게 되는데, 재미있게도 영국 시장에서의 썰렁한(?) 반응과는 상관없이 미국 시장에서는 싱글 [Everlasting Love](13위, 어덜트 차트 1위)와 [The Prisoner]가 좋은 반응을 얻음으로써 당시의 10대 팝과 헤비메탈의 강세 속에서도 현상유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그는 프로듀싱까지 대부분을 스스로 해 내면서 (그러나 히트 싱글들의 프로듀스는 Tears For Fears의 앨범에 참여했던(아니, 이런 우연이? ^^) Chris HughesIan Stanley등이 담당했다.) 그의 음악적 역량이 한층 성숙했음을 보여주었으며 사운드 면에서도 신서사이저의 의존도를 줄이고 리얼타임 연주에 집중하면서 ‘신스 팝’이라는 한정된 틀 속에서 그도 서서히 탈피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일반 대중들에게서 그의 인기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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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CROSS THAT LINE (89)

  이 앨범은 하워드 존스의 음악 여정에서는 한 Decade(10년)를 정리하는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며, 동시에 그의 음악적인 변화 과정의 가장 중간 단계에 위치한 작품이다.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본문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이 앨범부터 하워드 자신이 상당수의 곡을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앨범 제작의 주도권을 완전히 그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편곡 면에서는 각 악기의 리얼타임 연주의 비중을 전작인 [ONE TO ONE]보다 강화하여 자신을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존재’에서 하나의 밴드의 일원으로 객관화하고 있다.

  하워드의 신시사이저 연주와 Andy Ross의 기타 연주가 묘한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있는 싱글 [The Prisoner]는 단연코 이 앨범에서 음악성 면에서 돋보이는 트랙으로 팝/댄스 곡들과의 차별성이 거의 사라져버리던 80년대 후반기의 신스 팝 넘버들 가운데서는 창의성이 빛나는 곡이며, 가장 대중적으로 히트한 싱글인 [Everlasting Love]는 그의 주특기인 밝고 경쾌한 비트와 멜로디가 잘 살아나 있는 트랙으로 마치 퍼커션을 치는 듯한 신시사이저 이펙트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앨범의 전반부가 그의 80년대의 영광에 기대고 있다면 반대로 후반부는 그의 90년대를 위한 서곡의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의 음악중에 최초로 신시사이저를 전혀 배제한 어쿠스틱(!) 연주곡 [Out Of Thin Air]는 건반주자로서의 하워드의 진가를 숨김없이 보여주며, 샘플러를 이용하여 장중함을 가한 [Guardians Of The Breath], [Those Who Move Clouds]등에서는 그의 이후 앨범에서 나타나는 화려함을 자제한 감성적이고 편안한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가장 국내 팝 팬들의 귀에 어필할 곡은 베이스와 신시사이저로 가공해 냈지만 실제 악기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스트링 섹션과 그의 보컬이 노래 제목처럼 완전한 3박자를 이뤄내는 [Fresh Air Waltz] 이다.


( Videoclip : The Prison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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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한 방향으로의 선회, 그리고 메이저에서 자신의 세계로

  90년대에 들어서 하워드 존스의 음악적 관심은 신시사이저의 테크닉에서 벗어나 얼마나 곡에서 자신의 건반연주 그 자체를 확실하게 들려줄 것인가에 집중된다. 그러한 그의 변화가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 바로 92년에 발표된 5집 [IN THE RUNNING]인데, 싱글 [Lift Me Up][Tears To Tell]이 차트에 오르기는 했지만 앨범 자체는 영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차트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참패를 당한다. 대중들은 그가 80년대에 보여주었던 화려한 테크닉과 신시사이저 효과음들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의 음악적 취향은 그런 바램과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베스트 앨범이 93년에 발표되고, 다음 해에는 자기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자체 제작하여 자신의 공연장과 인터넷 팬클럽에서만 판매하는 희귀 앨범인 [WORKING IN THE BACKROOM]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대중적 실패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적 지향을 계속 유지하는데, 그것의 결과물이 바로 94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어쿠스틱 투어였다. 자신의 어쿠스틱 피아노(또는 거의 이펙터가 걸리지 않은 전자 피아노)와 대동한 여성 퍼커션 주자 Carol Steele의 다양한 퍼커션 연주만으로 펼쳐진 이 하워드식 ‘Unplugged'공연은 거의 2년 가까이 이어졌고, 특히 미국 각 도시의 소공연장들을 위주로 펼쳐진 ’Live Acoustic America‘ 투어는 나중에 96년 초에 인디 레이블에서 라이브 앨범으로 제작되어 발표된다. (사족: 필자는 96년 학업관련으로 보스턴에 머물 때 이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 나라 모 클럽만한 크기의 공연장을 하워드의 팬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펼쳐졌던 무대는 예상보다 열광(!)의 무대였다. 한 도시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니!)

  97년에는 일본의 Pony Canyon레이블을 통해 일본에서만 앨범 [ANGELS & LOVERS]를 내놓고 정력적인 활동을 이어가는데, 이 앨범은 거의 하워드의 ‘발라드 앨범’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부드러운 면이 가장 강조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앨범의 타이틀곡은 엉뚱하게도 마치 고무로 데쯔야식의 유로 팝 스타일의 곡이었다! 아마 일본측의 주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 앨범에서 타이틀곡을 포함한 2곡을 빼고 3곡의 신곡을 첨가해서 내놓은 작품이 바로 미국 시장용 앨범인 98년작 [PEOPLE]인데, 인디 레이블 ARK 21에서 발매되어 대중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첨가된 신곡들에서는 80년대 그의 전성기의 분위기를 재현할만한 힘이 실려있어서 이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다.

  그 당시 막 재결성된 컬쳐 클럽 등과 함께 합동 투어를 벌이기도 했던 그는 작년 말에 자체 제작한 새 앨범 [PERFORM '00] [Perfawn] (일본판 제목은 [Metamorphosis])을 동시에 발매했는데, 이 앨범들은 그의 예전 히트곡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 연주-녹음한 2000년판 베스트 앨범의 두 가지 버젼들인데, 후자에는 Duncan Shiek과의 듀엣곡인 [Someone You Need]를 포함한 3곡의 신곡이 들어가 있다. (전자는 유럽지역에서만 나와있고, 후자의 앨범은 오직 그의 팬클럽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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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PEOPLE (98)

  이 앨범은 사실 일본에서만 발매되었던 97년작 [ANGELS & LOVERS]을 미국시장에 맞게 재편집한 소위 ‘개정판’ 앨범이다. (ANGELS ... 는 당시에 국내 포니캐논 레이블에서 소량 수입을 하기는 했었다.) 원래의 ANGELS...... 앨범에서 너무나 왜색적(?)이어서 전혀 하워드답지 않은 타이틀곡과 [When Lovers Confess]를 빼고 대신에 [Tomorrow Is Now], [Everything]등 3곡의 업템포 작품들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의 전체 기조가 ANGELS ....에서 벗어난 것은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이 앨범에서 하워드 존스는 그의 음악 여정 가운데 가장 ‘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미국 TV시리즈 PARTY OF FIVE의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된 바 있는 [If You Love]는 하워드의 건반연주가 [IN THE RUNNING]앨범에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잔잔한 발라드 곡이며, 이미 전미 어쿠스틱 투어에서 팬들에게 선보여졌던 [We Make The Weather]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이 앨범에서 가장 국내취향이라고 할 트랙은 단연코 그의 피아노 연주와 원숙해진 보컬이 잘 조화를 이룬 [Sleep My Angel]인데, 이 곡에서만큼은 다른 곡들에서 느껴지는 ‘축 처진’ 느낌 없이 정갈한 그의 발라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80년대 초-중반 음악 의 경쾌함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이 앨범은 그 시절을 재현하는 듯한 새 타이틀 곡 [Let The People Have Their Say]이외에는 별로 끌릴 노래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실 이 앨범은 신스 팝 매니아들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가 뽑아내는 인간적인 멜로디 라인만은 이 앨범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있으니 그것 때문에 하워드를 좋아했다면 한 번 (인터넷으로 미제 CD를) 사서 들어도 무난한 앨범이다.


( Videoclip : Let The People Have Their Say (Single Remi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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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원맨밴드 신스 팝의 기린아, 전자음에 휴머니티를 교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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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ard Jones


신스 팝에 인간미를 불어넣은 원 맨 밴드 뮤지션으로서의 80년대

  하워드 존스(Howard Jones)라는 뮤지션을 가리키면서 항상 따라 다녔던 수식어는 바로 ‘신스팝 속에 따뜻한 인간미를 담는 뮤지션’이라는 문구였다. 사실 신시사이저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현악기나 타악기처럼 인간의 손에 의해 연주되는 것이 아닌 기계가 기억해놨다가 ‘재생하는’ 소리들에 대해 (초기 신시사이저의 하드웨어상의 한계(?)인지는 몰라도) 차갑다는 반응들을 보였었고, 대부분의 70년대 말-80년대 초반 신스 팝 밴드들의 음악들에는 거의 공통적으로 그런 냉랭함이 공존했다. 즉, 자신들이 컴퓨터로 만들어 낸 사운드를 모두 저장했다가 공연에서도 그대로 ‘재생(replay)’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자기 마음대로 사운드를 창조해 낼 수는 있지만 사실 ‘인간다운 맛’이 결여되기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가 등장하기 이전의 대표적인 솔로 신스 팝 뮤지션들 - Gary Numan이나 Laurie Anderson등과 심지어 그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Thomas Dolby의 초기 사운드까지 - 의 음악들에서도 그러한 ‘기계적 차가움’의 잔재는 남아있었다. 그러나 하워드 존스에게는 그러한 약점을 극복해 낼 능력, 다시 말하면 따뜻한 정감과 풍부한 선율을 뽑아 낼 수 있는 능력이 다른 뮤지션들에 비해 뛰어났고 동시에 타 신스 팝 아티스트들보다 훨씬  낙관적인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해왔다. 그 결과 80년대의 솔로 신스 팝 아티스트들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호응을 얻은 인물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워드 존스는 1953년 2월 23일, 영국의 Southamton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그는 7살에 처음 피아노를 연주하는 법을 배웠는데, 그 이후 거의 14년 동안 클래식 피아노 연주에만 매달렸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그의 가족이 캐나다로 이주를 하자 그는 대중음악 쪽에도 관심을 돌려 처음으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Warrior에 가입해 활동을 했고, 다시 영국으로 이주해서는 여러 다른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를 담당했었다. 사실 70년대 중반에 그는 왕립 북부 음악 학교에 입학했지만 결국에는 중퇴를 하고 고향에서 여러 재즈나 펑크(Funk)계열의 밴드들을 전전했고, 심지어는 부업으로 아내와 함께 리어카를 끌고 야채 행상까지도 하는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교통사고에 대한 보상으로 그가 받은 신시사이저는 그의 삶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즉, 밴드의 일원이 아닌 혼자서 모든 원하는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를 기점으로 그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작곡과 연주를 시작했고, 사람들 앞에서 드럼 머신과 신시사이저로 공연을 펼쳤다. 그런 그를 주목한 사람이 바로 John Peel이라는 인물인데 그는 하워드의 연주에 감탄해 그를 BBC에서 연주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했고, 영국 전역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83년에 그는 숙원이었던 레코드 계약을 맺게 되었는데, 영국과 유럽에서는 WEA(현재의 워너뮤직)과, 그리고 미국시장에서는 그쪽 자회사인 Elektra레이블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나서 발표한 첫 싱글 [New Song]은 영국에서 3위까지 오르는 큰 히트를 거두고 몇 달 뒤에 발표된 두 번째 싱글 [What Is Love?]도 차트 2위까지 올라 매우 성공적인 데뷔를 장식한다. 이에 힘입어 84년 초에 발표된 그의 정식 데뷔 앨범 [HUMAN'S LIB]는 색소폰을 제외한 사운드의 거의 모든 파트를 그의 키보드 플레이와 시퀀스 데이터를 이용하여 연주했으며, 다른 당시 신스 팝 아티스트들보다 인간적인 멜로디와 그의 부드러운 보컬로 그를 주목받게 해준 작품이 되었는데, 영국 차트에서는 발매 첫 주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톡톡 튀는 키보드 선율을 보여준 싱글 [Pearl In The Shell]과 정적이며 사색적인 트랙인 [Hide And Seek] 등이 연이어 히트했으며 MTV에서의 빈번한 뮤직비디오 방영으로 인하여 그는 미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앞의 두 싱글 모두 미국 시장에서 Top 40에 드는 히트를 거두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그래미 시상식에서 기타 신시사이저와 와이러리스 헤드 셋을 이용해 펼친 그의 원맨쇼(?)와 허비 행콕(Herbie Hancock), 토마스 돌비(Thomas Dolby)와 함께 펼친 잼 세션이 TV를 통해 방영되어 그의 존재를 이 땅에도 최초로 알려주는 기회가 되었다.

(Videoclip : New Song )

  85년에 들어서 그는 두 번째 앨범인 [DREAM INTO ACTION]을 전 세계 시장에 내놓게 된다. 그의 앨범들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앨범으로 기록된 이 작품에서 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파트를 그의 신시사이저 연주로 도배하면서도 훨씬 더 세련되고 인간미 넘치는 대중적인 멜로디라인을 담아 내었는데, 차트 상의 성적으로만 봐도 [Things Can Only Get Better]와 [Life In One Day], [Look Mama] 등의 히트 싱글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그 결과 그를 단연코 신스 팝 신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인물로 만드는데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 이어서 86년 초에는 EP형식의 [ACTION REPLAY]를 발표하는데, 여기에는 원래 DREAM INTO...... 앨범 속에 수록되어 있었으나 새 버젼으로 녹음된 그의 최고의 히트곡 [No One Is To Blame]이 담겨있었다. 조금은 담담했던 발라드를 시퀀스 이펙트를 많이 사용하여 더 깔끔하게 채색한 이 버젼은 미국 시장에서는 4위까지 오르는 히트를 거두었고, 지금도 하워드의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도 가장 오래 기억하고 있는 트랙으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닉하게도 본국에서의 최고 순위는 16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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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DREAM INTO ACTION (85)

  아직까지도 이 앨범은 하워드 존스라는 뮤지션이 만든 일련의 앨범들 가운데 가장 대중성과 음악성이 집약된 작품으로 기억된다. 데뷔작 [HUMAN'S LIB]에서부터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루퍼트 하인(Rupert Hine)이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가 이 앨범을 발표할 당시 원 맨 밴드 식의 투어에서 탈피하여 나름의 투어 밴드를 구성해 공연을 시작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라이브에서 밴드와의 연주에서의 앙상블을 고려한 편곡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앨범까지는 아직 모든 연주를 주도하는 것은 그의 신시사이저라고 할 수 있는데, (LP 초판 당시에) 12곡인 모든 트랙에서 단지 브라스 파트와 현악단을 기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 곡의 연주는 모두 그의 힘으로 만들어 낸 소리들이다. 인상적인 인트로와 그의 Funk밴드에서의 전력을 노출시키는 펑키한 리듬이 매력적인 [Things Can Only Get Better], 브라스 섹션으로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극대화한 [Life In One Day], 그리고 [Like To Get To Know You Well], [Is There A Difference?]와 같이 명랑한 분위기의 트랙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에 반하여 동명의 타이틀곡과 [Bounce Right Back]은 그의 음악스타일치고는 상당히 어둡게 채색된 편이며, 그의 음악의 큰 축인 따뜻한 인간미가 그대로 드러나는 발라드 트랙들은 이후 그가 걸어갈 음악적 행보를 작게나마 암시하고 있다.

  특히 염세주의적인 사(死)의 찬미곡인 [Elegy]까지도 그의 키보드와 보컬을 듣고 나면 오히려 (아이러니컬하게도) 따뜻한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으며, 그의 영원한 대표곡(!)인 [No One Is To Blame]이 주는 안락한 분위기와 사랑에 대한 진지한 질문은 왜 그가 당대의 다른 신스 팝 아티스트들보다 더 빨리 대중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던가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 (사족: No One...... 은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ACTION REPLAY]에서 싱글커트 된 버전보다는 단순하지만 더 정적인 오리지날 버전을 구해 들으실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 앨범은 한 번도 국내에 라이센스 된 적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Videoclip : No One Is To Blame (Single Remix - 드럼은 필 콜린스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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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앨범의 전세계적인 히트 이후, 하워드는 라이브 에이드 참가, 그린 피스의 자선 앨범 참여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86년 말에 세 번째 앨범 [ONE TO ONE]을 내놓게 되는데, 여기서는 이전 프로듀서 루퍼트 하인과 결별하고 컬쳐 클럽이나 스크리티 폴리티(Scritti Polliti)와 작업했던 미국인 프로듀서 아리프 마딘(Arif Mardin)을 맞아 앨범작업을 해 냈는데, 미국인 프로듀서의 어레인지 때문인지 이전 앨범들보다 더욱 미국적인 색채를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으며 특히 신시사이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연주를 대폭 도입하여(필 콜린스, 나일 로져스 등의 게스트 세션이 가미되었음) 그의 기존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시작한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여기에서는 싱글 [You Know I Love You ...... Don't You?] (실사와 만화가 재치 있게 합성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임)가 세계적인 히트를 했지만, 앨범 전체의 인기는 전작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고, 이후에 영국에서는 당분간 Top 40 히트곡을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역시 그 다운 따뜻함이 돋보이는 [Will You Still Be There?]와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깔끔하게 꾸민 [Little Bit Of Snow]는 기억되어야 할 트랙들이다.)



( Videoclip : You Know I Love You ... Don't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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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인조로 축소, 그룹의 위기?

‘Duran Duran'앨범으로 90년대에도 팝계에서의 그들의 입지를 다진 듀란듀란은 95년 초, 자신들이 영향을 받았던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리메이크한 앨범 ’Thank You'를 발표했으나, 루 리드의 곡을 리메이크한 ‘Perfect Day'가 소폭의 반응을 얻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인기를 모으지 못했다. 그 결과 밴드와 그들이 소속된 레이블인 EMI와의 관계는 상당히 냉각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정말 예상하지 못한 악운이 밴드에게 다가왔다. 10여년간 밴드의 음악성의 한 축을 차지해오던 베이시스트 존 테일러가 가정과 솔로 활동에 충실하고 싶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결국 남아 있는 3명의 멤버로 밴드는 활동을 계속하기로 하고 97년 앨범 ’Medazzaland'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하지만, 이 음반은 레이블의 홀대로 인하여 본국인 영국에서는 발매조차 못되는 사태를 일으켰다. (그 결과 이 앨범은 영국 본사와 계약한 우리 나라 직배사에서도 발매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났다.) 이 앨범은 전작과는 달리 오히려 싱글 ‘Electric Barbarella'애서 나타나는 것처럼 이들의 80년대식 사운드에 오히려 근접하는 상당히 댄서블한 트랙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앨범 발매의 범위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이들은 10여년간 자신들의 고향이었던 EMI를 떠나 소규모 레이블인 Hollywood로 이적하여 올 5월에 새 앨범 ‘Pop Trash'를 발표했다. 존이 탈퇴한 상황에서 이들의 사운드는 다시 93년작 ’Duran Duran'의 성인취향의 팝/록으로 회귀했고, 이 앨범도 대중에게 별반 큰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사라져가면서 많은 팬들은 밴드가 이젠 세월의 풍파를 이길 힘을 모두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 안타까움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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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Pop Trash (2000)

  밴드의 정규 앨범(라이브 앨범, 편집 앨범, Thank You 제외)으로는 8번째가 되는 이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마디로 93년작 'Duran Duran'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존 테일러가 탈퇴한 라인업으로서는 최초로 녹음한 앨범답게 (‘Medazzaland'에는 존이 연주한 트랙들이 있다.) 그 동안 밴드의 음악 속에 넘쳐흐르던 역동적인 베이스라인은 거의 사라지고 대신에 워렌의 기타가 전체 곡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Ordinary World'의 속편 같은 느낌을 주는 차분한 발라드 ’Someone Else Not Me'와 비틀즈 풍의 ‘Starting to Remember'의 애상적인 매력은 이들이 이제 완전히 성인취향의 팝/록 밴드로서의 거듭났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수의 곡들이 차분한 미디움 템포의 곡들로 채워진 것으로 볼 때 이들의 음악적 성숙이 정착단계에 이르렀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 외에도 ’Playing with The Uranium', 'Hallucinating Elvis‘ 같은 빠른 트랙들에서는 80년대보다 좀 더 기타 팝적으로 하드한 면이 강화된 이들의 사운드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의 초기 사운드의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팬들에게는 ’Lava Lamp' 같은 펑키한 트랙도 대기하고 있으니 그리 걱정하시지는 말 것. 이 앨범을 통해 우리는 지난 시절 이들에 대해 우리가 가졌던 향수(?)와 현재의 진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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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일본 공연을 끝으로 워렌마저 자신의 고향인 미싱 퍼슨스(Missing Persons)를 재결성 하겠다고 떠나버렸을 때, 사이몬과 닉이 느꼈던 위기감은 상당했다. 사이몬은 당시의 기분을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나는 마치 물이 다 빠져버린 욕조에 누워있는 기분이었어요.” 결국 두 사람의 선택은 자신들의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그 느낌을 되찾는 것이었고, 그것은 둘만의 노력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20년전의 전우들과 다시 접촉하는 것에서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다.

옛 전우들과의 재결합, 그리고 오리지날 라인업으로의 새 앨범 발매와 투어

  사이몬과 존이 이렇게 느끼고 있던 무렵, 다행스럽게도 3명의 테일러(Taylor)들도 이제 자신들에게도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었다. 헐리우드에서 연기를 하고 싶었던 존의 계획은 그 첫 발도 못 떼고 있었고, 앤디는 사업을 시도했으나 지지부진했고, 은퇴해서 15년간 시골에서 농사짓고 가족과 살고 있던 로저도 뭔가 예전의 것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밴드시절 발표한 곡들의 로열티로 충분히 잘 살아왔기에 돈 때문에 이들이 돌아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 두 명의 생존자들과 3명의 이탈자 모두에게 20년전의 기억들은 서로의 현재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되기 적합했고, 그들은 만난 자리에서 한 장소에 모여 새로운 곡을 함께 작업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프랑스 남부의 어느 별장을 빌려 이들은 곡 작업을 시작했는데, 20년만의 5인의 공동 작업이 처음부터 쉽게 손발이 맞은 것은 아니었다. 존의 회고는 다음과 같았다. “서로 ‘내가 만들어 온 거 어때?’하면 ‘그건 필요 없어’라는 식으로 반박하고 싶기도 했죠. 하지만 우리 모두 우리가 프린스처럼 (혼자 다 하는) 천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죠.” 세월은 그들에게 조화의 미덕을 가르쳤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한 방에서 곡의 리프와 코러스에 대한 치열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곡들은 완성되었고, 이것들을 바탕으로 밴드는 새로운 음반 계약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었던 메이저 음반사들은 과연 그들의 음반을 발매해도 될지 망설이며 계약을 회피했고, 결국 밴드는 지금까지 자신들을 가장 많이 지지해온 일본 팬들에게 5인조로 돌아온 모습을 무대 위에서 처음 선보이며 그들이 돌아왔음을 세계에 알리고, 1년간의 전 세계 투어로 그들의 냉대(?)에 반격했다. 결국 고향인 영국에서 총 17회에 걸친 아레나 공연을 관객으로 꽉 채운 이들의 기세에 미국 소니뮤직 사장인 도니 아이너(Donny Einer)가 호응을 보냈고, 전 세계 배급망을 따내며 새 앨범「Astronaut」가 마침내 10월 4일 대중에게 선을 보였다. 물론 싱글 히트는 [Reach Up For The Sunrise]가 영국차트 30위권에 오르고 앨범이 빌보드 앨범차트에 오르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그 시절 팬들에게 듀란듀란의 완벽한 재결합은 벅찬 기쁨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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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Astronaut (2004)

  많은 이들이 「Duran Duran」(81),「Rio」(82),「Seven And The Ragged Tiger」(83)에서 보여준 이들 5인조의 호흡이 20년 가까운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전성기와 같은 사운드로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같이 했다. 하지만 실제로 손에 쥐어진 새 앨범의 사운드는 80년대식으로의 무조건적인 회귀라기보다는 그들이 20년간 각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모든 특색을 종합한 것에 가깝다. 이들의 과거 곡들로 비유하자면 <Rio>나 <The Reflex>의 넘실대는 리듬감도 있지만 동시에 <Notorious>의 R&B적 그루브, 그리고 <Ordinary World>의 컨템포러리 팝 사운드가 한데 종합된 것이라고나 할까?
  첫 곡인 <(Reach Up For The) Sunrise>는 그들의 80년대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딱 알맞은 과거형 트랙이지만, <Want You More>에서 곳곳에 등장하는 어쿠스틱 스트로크는 분명 시대의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What Happens Tomorrow>는 밴드의 90년대식 사운드에 80년대식 힘을 가미했고, 존 테일러의 베이스 리듬감에 새삼 감탄하는 <Bedroom Toys>는 부드럽고 느슨한 <Notorious>같다는 느낌을 준다. <Nice>에서는 닉의 신시사이저와 앤디의 기타가 튀지 않는 분위기 속에 묘한 경쟁을 펼치며, <Taste The Summer>와 <Finest Hour>는 이들의 80년대 스타일과 90년대가 적절히 조화된 2000년대의 듀란 듀란에 가장 어울리는 곡들이다. (하지만 <One Of Those Days>의 브릿 팝적 느낌은 조금 의외인 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Pop Trash」의 좀 가라앉고 음울한 면을 80년대식 에너지를 수혈받아 개선하고 조화를 이룬 것 하나만으로도 2000년대의 듀란 듀란의 새 앨범으로서는 합격점을 맞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Music Video : (Reach Up For) The Sunri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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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80년대 '아이돌'밴드', '뉴 로맨틱스'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다
              - Duran Duran

신스팝과 MTV시대의 영웅으로서의 80년대

  듀란듀란이라는 밴드의 시작은 1978년의 버밍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키보디스트 닉 로즈(Nick Rhodes), 처음엔 기타에서 나중에는 베이시스트로 전환한 존 테일러(John Taylor)를 주축으로 4명의 멤버가 함께 잼을 하면서 그룹의 탄생은 준비되었는데, ‘바바렐라(Barbarella)’라는 로저 바딤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속의 인물 이름을 따서 그룹의 이름을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 멤버 스테픈 더피(Steffen Duffy:보컬), 사이몬 콜리(Simon Colley:베이스)등의 탈퇴로 인해 고민하던 존과 닉은 드러머 로져 테일러(Roger Taylor), 그리고 멜로디메이커 잡지광고를 통해 선발한 기타리스트 앤디 테일러(Andy Taylor)를 합류시켜 팀을 정비하고 마지막으로 버밍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펑크 밴드 Dog Days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던 보컬리스트 사이몬 르봉(Simon Le Bon)을 80년에 팀에 합류시키면서 완전한 밴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그 해 영국을 대표했던 레이블 EMI(Capitol)와 계약을 맺어 81년 3월에 데뷔 싱글 ‘Planet Earth'(영국 차트 12위)를 내놓게 되는데, 그들은 당시 탄생 후 얼마 되자 않아 다양성에서 빈곤함을 보이던 뮤직 비디오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들의 패션감각과 수려한 용모를 팝 팬들에게 확실히 노출시킴으로써 신스 팝적 감각과 록앤롤의 리듬감을 적절히 융합한 그들의 사운드에 튼튼한 ’날개‘를 달고 전세계에 그들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첫 싱글 이후 이들은 셀프 타이틀 앨범 ‘Duran Duran'을 내놓게 되는데, 여기에 수록된 곡들은 그들의 음악 여정에서 가장 펑크적 요소가 많이 묻어난 것으로서 이들이 Punk와 Funk의 묘한 경계를 달리며 ('Girls on Film, Careless Memories') 거기에 신서사이저 사운드의 전위성('Telaviv')을 첨가하고자 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앨범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그들은 영국 앨범차트 3위를 기록하며 차트에서 총 118주 동안 머무는 인기를 모았다. 이들은 곧이어 82년 봄에 두 번째 앨범 ’Rio'를 발표하고 ‘Hungry Like the Wolf'와 ’Save A Prayer'등의 싱글을 10위권에 올리며 유럽 지역에서의 그들의 인기를 다졌다. 하지만, 이들에게 아직 미국은 진출해야 할 대상으로 남아있었는데, 그들에게 그 길을 열어준 것이 다름아닌 MTV였다. 지금 보아도 뛰어난 스타일과 작품성을 과시하는 'Hungry Like the Wolf', ‘Rio'의 뮤직비디오는 83년도 MTV의 단골 메뉴가 되어 미국 시장을 강타했으며, 그 결과  두 싱글 모두 미국 시장에서 10위권에 오르는 인기를 구가했다. 이 인기의 여세를 몰아서 새로운 싱글 'Is There Something I Should Know'를 수록해 미국용으로 다시 내놓은 ’Duran Duran'앨범의 미국시장 10위권 진출은 그들의 당시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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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Rio (1982)

  듀란듀란의 80년대 앨범들 가운데 어떤 앨범을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팬들이라도 서로 다른 대답을 들려줄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이들의 80년대 앨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단연코 82년 가을에 발표된 비로 이 앨범 ‘Rio'을 꼽고 싶다. 전체적으로 뉴 웨이브 사운드의 전형에 록앤롤의 리듬감이 적절히 융합된 이 작품은 존 테일러가 보여주는 펑키하면서도 역동적인 베이스 라인을 밑바탕으로 펑크 록적 기반을 갖춘 앤디 테일러의 직선적 기타 톤과 그 위세에 눌리지 않고 신서사이저를 통한 다양한 ’소리의 향연‘를 펼쳐내는 닉 로즈의 키보드가 연출하는 팽팽한 연주의 조화로 댄서블한 대중적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감상용‘으로 전혀 손색없는, 뉴 웨이브/신스 팝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타이틀 곡 ’Rio'를 지금 다시 들어보면 존 테일러의 베이스 테크닉이 왜 당대의 다른 명 연주자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 평가받는가를 감지할 수 있다. 한편, ‘Hungry Like the Wolf', ’My Own Way'나 ‘Last Chance on Stairway'같은 스트레이트한 작품들은 록음악 팬들의 귀에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80년대식 신스 팝 키보드 연주의 향연을 접하고 싶은 이라면 ’Arena' 라이브 앨범을 통해 재평가된 ‘Save A Prayer'의 애잔함과 'The Chauffeur'의 전위적 사운드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Music Video :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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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1983년 연말에는 이들의 세 번째 앨범 ’Seven and the Ragged Tiger'가 발표되었다. 이 앨범은 영국 차트 1위, 미국 차트 8위까지 오르는 성적을 거두며 ‘Union of The Snake', 'New Moon on Monday', 그리고 이들의 첫 번째 미국시장 1위곡인 ’The Reflex'와 같은 싱글을 연달아 히트시켰고, 이들의 미국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며 나아가 전 세계시장에서 그들의 명성을 확인시킨 앨범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러한 인기는 당대 뉴웨이브/신스팝 계열의 밴드들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었는데, 당시 이들과 다수의 영국밴드들의 미국에서의 인기를 가리켜 언론이 이른바 ‘제 2의 British Invasion'이라고 불렀던 것에는 어쩌면 어느 정도 듀란듀란의 공헌이 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앨범 발매 후 약 1년 반 이상의 세계 투어를 감행한 이들은 그 해 11월 새 싱글 ‘Wild Boys'와 이 곡이 수록된 라이브 앨범 ’Arena'를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인기를 확인한다. 그러나, 85년에 이르러 이들에 대한 열기는 진정국면을 맞으며 007 영화의 주제가인 ‘A View to A Kill'의 녹음을 마치고 밴드는 앤디와 존이 주축이 된 Power Station과 나머지 3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Acadia라는 프로젝트로 2분화되는 사태를 겪는다. 이러한 상황은 밴드로서는 큰 변화의 신호탄이 되었는데, 이들 음악의 양대 축을 이루던 펑크 록과 전자 음악의 지향이 융화에서 균열로 전환된 첫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보컬리스트 Robert Palmer(이 앨범의 참여로 인해 이후 86년부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함)와 Chic 출신의 드러머 Tony Thompson의 참가로 4인조 구성을 갖춘 Power Station은 마치 듀란듀란에서 록적인 요소만을 뽑아낸 듯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Some Like It Hot', 그리고 T-Rex의 리메이크인 ‘Get It On'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Arcadia도 앨범 ’So Red The Rose'를 통해 싱글 ‘Election Day'를 히트시키며 팽팽한 인기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이러한 그룹의 분화는 결국 로저 테일러의 탈퇴(그는 밴드를 떠난 이후 다시는 음악계에 돌아오지 않았다.)와 뒤이은 앤디의  솔로 전향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들은 3인조로서 86년작 ’Notorious'를 제작하게 되었다. 이 앨범에서 그들은 프로듀서 나일 로저스와 함께 기존의 음악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여유 있는 음악적 시도들을 보여주며 그 동안 그들을 눌러 온 아이돌 스타 그룹의 이미지를 서서히 벗어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타이틀 트랙과 당시 국내 금지곡이었던 ‘Skin Trade', 그리고 우리에게는 정감 있게 다가왔던 발라드 ’A Matter of Feeling'의 히트로 이 앨범은 영-미 양측에서 비교적 성공작이 되었으며, 그들을 일단 위기에서 건져준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일단 이들의 인기는 80년대 초-중반만큼 뜨거워지기에는 이미 한 시기를 넘겼으며, 88년 말에 나온 앨범 ‘Big Thing'에서는 ’I Don't Want Your Love', 'All She Wants Is'같은 괜찮은 히트 싱글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앨범 자체의 인기는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89년에 이들은 자신들의 10년간의 싱글을 담은 베스트 앨범 ‘Decade'를 내놓으며 80년대의 활동을 정리하고 그 해 (한국 팬들에게는 기쁨 그 자체였던) 내한 공연 때 다녀가기도 했던 2명의 세션 멤버 워렌 쿠쿠룰로(Warren Cuccurullo:기타), 스털링 캠벨(Sterling Cambell: 드럼)을 정식멤버로 맞아 90년에 앨범 ’Liberty'를 내놓지만, 이 앨범은 일반 대중들은 물론 듀란듀란의 팬들에게마저도 ‘졸작’으로 취급받는 어정쩡함으로 인해 쉽게 대중에게 잊혀진 앨범이 되고 말았다.

성인 취향의 성숙한 사운드로 재기한 90년대

  사실 ‘Liberty'앨범의 실패로 많은 팬들은 이제 듀란듀란도 그 당시의 다른 신스 팝 밴드들처럼 몰락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하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전작의 ’실패‘는 단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음악을 성숙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들의 사운드는 90년대에 와서 확연히 전시대와는 달라졌음을 보여주는데, 그 실체를 처음으로 확연하게 드러낸 작품이 바로 93년에 내놓은 'Duran Duran’ (필자주: 1집과 앨범명이 동일하여 일단 자켓 사진에서 따온 ’The Wedding Album', 또는 ‘Duran Duran 2'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었다. 이 앨범은 보다 어쿠스틱한 면모를 띄면서 성인 취향의 프로듀싱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잊을 뻔했던 전 세계 팬들에게 ’Ordinary World', 'Come Undone'과 같은 신선한 트랙들을 선보였고, 그 결과 차트상에서도 그들의 명성에 어느 정도 걸맞은 히트를 기록했으며, 그들에게 80년대에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던 평론가들에게도 괜찮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으로 기록되며 이들을 80년대의 아이돌 스타에서 진지한 뮤지션으로서 재평가 받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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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Duran Duran (The Wedding Album) (1993)
 

  듀란듀란에게 있어 이 앨범은 80년대 내놓은 다른 어떤 앨범 못지 않게 큰 의의를 가진다. 일단 이들의 대중적 인기를 회복시켜준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사운드 지향이 80년대와는 확실하게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90년대에 새로 가입한 기타리스트 워렌 쿠쿠룰로는 이 앨범에서 비로소 듀란듀란의 1/4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앨범 전편을 통해 그가 들려주는 기타 사운드는 3인조로 편성될 시절에 어딘가 빠져있던 이들의 록앤롤 감각을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이펙트와 어쿠스틱 사운드의 활용으로 좀 더 성인취향의 성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전체적 앨범의 사운드는 80년대에 구사하던 스트레이트함이 감소하면서도 록 음악의 영역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움이 ‘듀란듀란식’으로 소화되고 있는데, ‘Too Much Information'의 박진감 넘치는 진행은 듣는 이들에게 이 밴드의 연주력이 분명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됨을 증명하며, 'Come Undone'과 같은 미디움 템포의 신스 팝 트랙들에서 이들이 과거에는 담지 못했던 연륜에 기반한 우수(憂愁)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90년대의 듀란듀란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트랙이 되어버린 ’Ordinary World'는 단연 앨범의 백미로 왜 이 밴드가 90년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제시한다.



(Music Video : Ordinary World - 2005년 공연 실황 (원년 멤버 라인업으로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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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New Wave/Synth Pop의 생존자들'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칼럼들은 이미 2000년 12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음악잡지 GMV에 제가 연재했던 'Into The 80s'칼럼 내용 일부의 확장판입니다. (그 시기 이후의 내용까지 더 추가해서 실으려 합니다.)

이 시리즈 칼럼을 시작하며...

  1980년대 팝 음악을 기억하는데 있어 우리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장르가 있다. ‘뉴웨이브(New Wave)’, 또는 ‘신스 팝(Synth Pop)'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이 음악 장르는 당시에는 영국과 미국 등 전 세계의 팝계에 등장한 많은 신진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업(業)으로 삼았고, 그 결과로 상당수는 짭짤한 재미를 봤으며, 분명 어느 정도는 ’주류 음악‘ 장르의 위치에 올라섰었음에도 당시 국내 음악팬들에게는 몇몇 아티스트들만이 그 존재를 (어쩌면 그 아티스트가 보여준 이미지 덕분에) 인정받고 인기를 모았으며, 평론가들에게도 그렇게 중요한 팝 역사적 ’정리의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90년대에 들어서야 몇몇 음악잡지에서 이 장르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들이 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이 시리즈 칼럼에서는 본격적으로 80년대 팝 음악사를 정리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앞으로 3-4회 정도에 걸쳐 80년대 주류 뉴웨이브/신스팝 시장을 주름잡았고, 90년대를 넘겨 2000년대에 오는 이 시점에서도 아직까지 자신들의 이름을 지키고 있는 몇 팀의 아티스트들을 한 회에 두 팀씩 묶어 소개하고자 한다.

New Wave라는 장르에 대한 용어 정의 및 간단한(?) 이해

  뉴웨이브 (New Wave)라는 용어는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펑크 록에 바로 이어졌던 음악적인 사조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처음에는 Post Punk New Wave라는 두 용어로 쓰여지기 시작했으나, 결국 두 용어의 장르적 특성에 대한 구분은 명확해졌다. Post Punk가 예술적이고 어렵고 도전적이었다면, 뉴웨이브는 대중적인 음악이었으며, 순수하고 간결한 음악이었다. 이 계열의 음악들은 펑크 시대의 활기차고 반항적인 느낌을 유지하는 듯 하면서도 70년대부터 서서히 유행한 신서사이저를 활용한 전자음악과 스타일, 예술적인 이미지에 대한 동경을 음악 속에 담아내어 이전의 펑크 록과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와 함께 뉴 웨이브라는 이름 속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사조가 만연하게 되었는데, 대중적 팝 멜로디에 치우쳤던 밴드에서부터 신서사이저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록커들, 그리고 거기에 래게(Reggae), 스카(Ska), 복고적인 록앤롤 등을 곁들인 아티스트들에 이르기까지 그 다양함은 몇 마디 문장으로는 다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아티스트들 모두 팝적 감각과 현대적인 사운드 메이킹을 추구하고자 했으며, 신서사이저를 기반으로 한 음악 구성을 했다는 점에서는 한 길을 가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New Wave라는 사조 안에서 가장 서브 장르로서의 위력을 보여준 것이 New RomanticsSynth Pop인데, Duran Duran이나 Spandau Ballet등의 밴드들이 대표하는 New Romantics는 신서사이저를 활용한 록음악 속에 스타일과 글래머러스(glamorous)한 이미지를 중시한 음악이었으며, New Wave와 이제는 거의 동등하게 언급되는 Synth PopKraftberk등 선구적 전자음악 밴드들의 굴곡 없는 사운드를 더욱더 댄서블한 비트로 포용해낸 사운드로 표출한 밴드들을 언급할 때 사용된 용어로 Human League, Eurythmics, Howard Jones등이 이 호칭에 어울렸던 아티스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80년대 초반까지는 사실 New Wave라는 용어는 거의 모든 팝/록 아티스트들을 묘사하는데 쓰여졌으며, 특히, 신서사이저를 많이 사용한 아티스트들에게는 예외 없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MTV라는 영상 음악 채널의 등장은 이러한 아티스트들이 붐을 이룰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 주었으며, 이 채널에서 수없이 틀어댄 뮤직비디오들의 힘으로 82년과 83년을 기점으로 뉴웨이브는 확실한 전성기를 맞게 된다. 물론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The Smith, R.E.M.과 같은 새로운 기타 중심의 밴드들이 대학 라디오나 언더그라운드 록 팬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그 열기는 조금씩 식어갔고, 신서사이저가 어떤 음악에서나 만연하게 된 그 이후에는 뉴웨이브 계열의 아티스트들의 음악은 완전히 대중적 팝과 동일선상에 놓여져 더 이상의 신선함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펼쳤던 사운드의 본질, 즉 대중적인 곡 구성과 전자음의 활용은 이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현재 브릿 팝이나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80년대부터 음악을 쭉 들어온 음악팬들이 가만히 듣게 된다면 이들의 향취를 느끼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90년대를 거쳐 소수의 매니아들을 위한 인디(?) 장르로 퇴색(?)한 뉴웨이브/신스팝 계열 아티스트들 가운데 아직도 명성을 잃지 않는 팀이라면 누구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을까? 몇몇 아티스트들이 떠오르겠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그 중에 가장 오랜 역사와 음악적 커리어를 유지해온 몇 팀들의 경우를 통해 그 생존의 사례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Chapter 1. 80년대 'Idol 밴드', '뉴 로맨틱스'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다 - Duran Duran

Chapter 2. 원맨밴드 신스 팝의 기린아, 전자음에 휴머니티를 교배하다 - Howard Jones

Chapter 3. 생각할 줄 아는 'Wham!', 신스 팝의 정통 교주로 살아남다 - Pet Shop Boys

Chapter 4. 전자음에서 소울 팝으로, 세월 속 온기를 우정으로 흡수한 두 남녀 - Eurythmics

Chapter 5. 차갑게, 무겁게, 진지한 외골수 길이 그들을 정상에 올려놓다 - Depeche Mode

Chapter 6 . 즐겁게, 그러나 정교하게, 댄스 플로어를 위한 신스 팝에 20년을 바치다 - Erasure

Chapter 7. 80년대 유니 섹스 아이콘, 21세기 DJ로 돌아오다 - Boy George & Culture Club

Chapter 8. 신스 팝의 심리치료사 콤비, 끊어졌던 우정의 다리를 다시 잇다 -
Tears For Fears

Chapter 9. 컬트 밴드의 후신이 아닌, 신스 팝 시대의 산 증인로 살아남기 25년 - New Order

Chapter 10. Who's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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